어버이날 동백장 수상 민정기씨
"아버지께서 베풀어주신 은혜에 비하면 제가 아버지께 해드린 건 아무것도 아닌데 효자라는 칭호를 들으니 부끄럽네요"
100세가 넘은 고령의 아버지를 40년 넘게 극진한 정성으로 모시고 있는 '노총각'아들이 있어 주변에 감동을 주고 있다.
제34회 어버이날을 맞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게 된 민정기(71)씨는 "별로 좋은일을 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 훈장을 받게 돼 오히려 미안하다"는 말로 훈장수상 소감을 대신 했다.
민씨는 1965년부터 아버지 민병욱(103)씨를 모셔오다 아버지가 2003년 노환으로쓰러지자 직접 아버지의 대소변을 받아내고 목욕 수발까지 들며 간병할 정도로 지극한 효자.
본인 건강이 악화돼 목숨이 위험했던 적도 있지만 그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이전보다 다소 불편해진 몸을 이끌고 여전히 아버지의 병수발을 들고 있다.
그는 작년 1월 밭에서 일하다 갑자기 정신이 혼미해져 급히 인근 병원으로 갔다가 "조금만 늦었으면 출혈 부위가 넓어져 목숨을 잃거나 거동이 크게 불편해질 수있었다"는 의사의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이틀만에 퇴원해 아버지를 모셨다.
민씨는 "`부모와 스승을 섬기는데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와 `사람은 죽기 전에모든 재산을 사회로 환원하는 것이 도리'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늘 가슴에 품고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민씨는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어버이날을 전후해 저소득 노인을 초청해 경로잔치를 벌이고 명절 때마다 경로당에 쌀을 보내고 있다.
또 소년소녀가장에게 매월 15만원씩 학비를 지원하고 50여 저소득 가구에 라면과 쌀 등을 전달하는 등 생활이 어려운 가정을 묵묵히 돕는 일도 해 왔다.
집에는 그 흔한 텔레비전과 휴대전화도 없을 정도로 검소하게 사는 그의 희망은아버지가 물려준 재산으로 아버지의 호를 딴 장학재단을 설립해 가난한 학생들을 돕는 것이다.
그는 "아버지에게 배운대로 아들의 도리를 다한 것 뿐"이라며 훈장을 받게 된공을 아버지에게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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