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각 기자
“고군산과 선유도를 찾은 관광객은 세 번 놀라게 된다. 한번은 바다에서 보는 고군산의 절경이고, 또한번은 선유도의 비경이다. 마지막 한 번은 허술한 편의시설과 지저분한 섬의 풍경이다”.
이 대목은 군산의 한 인사가 서울에 사는 지인의 가족들을 안내하고 난 뒤의 푸념이다. 예전의 아름다운 풍경만을 생각하고 ‘적극 추천’했던 그는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털어 놓았다.
현장을 찾은 12일에도 ‘세 번의 놀라움’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관광 ○○’이라며 자치단체마다 내건 구호는 식상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건 후보들의 관광 관련 공약은 화려하다. 군산도 다르지 않다. 새만금과 고군산군도를 잇는 관광 프로젝트는 이미 후보자들의 단골메뉴다.
그렇다면 천혜의 자연환경이라는 고군산군도 관광의 현주소는 어떤가.
4∼5년전부터 한층 늘어난 유람선은 하루 1000여명에 이르는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피서철에만 한정돼 있던 예전과는 달리 꾸준히 관광객들이 찾아 말그대로 ‘사계절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주변의 편의시설과 환경정비 등은 여전히 ‘한철 관광지’이다. 피서철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반짝 청소와 편의시설 점검이 이뤄질 뿐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봄가을 관광객들은 좋은 풍광에도 불구하고 다시 오고 싶지 않은 관광지로 기억될 게 뻔하다. 그나마 최근 정부차원에서 섬지역 쓰레기 문제 등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새만금에 대한 기대, 특히 군산시민들의 기대는 크다. 그 가운데 관광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은 가장 현실적인 바램이다. 그러나 현재의 상태에서는 여전히 관광객을 세 번 놀라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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