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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당선과 낙선

영국 수상을 두차례 역임한 윈스턴 처칠은 선거와 관련, 이렇게 말했다. “나는 현재까지 14번 선거에 출마해서 싸웠는데 한 번의 선거는 사람의 목숨을 한달씩 감수시킨다. 우리의 짧은 생애 중 이러한 힘드는 말싸움 때문에 14개월을 헛되이 보냈음을 생각하면 정말 우울해진다”

 

5·31 지방선거가 끝나고 그 결과가 나왔다. 한나라당의 압승과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참패로 끝난 이번 선거는 정부 여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보여준다. 이번 선거는 전국 16개 시도 지사를 비롯 모두 3867명을 선출하는데 1만2213명이 출사표를 던져 3.15대 1의 경쟁율을 보였다. 전북에서도 도지사 1명, 시장군수 14명, 도의원 38명, 시군의원 197명 등 모두 250명을 뽑는데 844명이 출마해 경쟁율이 3.32대 1이었다. 대체로 3명의 후보중 1명만 당선되고 2명은 떨어진 셈이다. 당선된 후보와 지지자들은 기쁨으로 환호성을 지른 반면 쓴 잔을 마신 후보들은 허탈감에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러한 당락의 뒤안길에는 숱한 화제가 따른다. 특히 간발의 차이로 낙선된 경우 허탈감은 더할 것이다. ‘문 세표’로 유명한 기자출신 문학진 의원이 그런 경우다. 문 후보는 지난 2002년 16대 총선에서 3표 차로 떨어졌다. 당시 경기도 광주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와 1만6665표를 얻었으나 1만6668표를 얻은 한나라당 박혁규 후보에게 분패한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총선 사상 가장 근소한 접전으로 꼽힌다. 한때 대법원 재검표에서 판정 보류된 14표 가운데 ‘찢어진 1표’가 무효로 처리되면서 ‘문 두표’로 별칭이 바뀌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17대 총선에 당선돼 의원 배지를 단 그는 재판기간 2년의 우여곡절을 이렇게 회고했다. “매일 매일이 러시안 룰렛(총알 하나를 리볼버 권총에 장전한 뒤 참가자들에게 돌아가며 머리에 쏘는 게임)처럼 피를 말리는 것 같았다.”

 

그럴 것이다. 이번 도내 지방선거에서도 피를 말리는 세월을 보낸 사람들이 몇몇 눈에 띤다. 14대 총선이래 내리 4번을 낙선한 후 당선된 시장이 있는가 하면 3번의 도전 끝에 군수에 당선된 인물도 있다. 그동안 이들의 절치부심이야 오죽했겠는가. 인생은 새옹지마요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낙선자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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