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현(전북일보 인터넷신문)
현대인들에게 뗄 레야 뗄 수 없는 가장 가까운 기기 텔레비전. 홀로 사시는 어머니를 둔 친구는 자식보다 더 큰 효자가 텔레비전이라고 했다. 아침 눈을 떠서부터 저녁 눈 감을 때까지 누가 그렇게 곁에서 살갑게 노래를 불러주고 얘기를 해주고 새소식을 전해주느냐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재미가 있으니 문제인 것이다. 가족보다도, 공부보다도 더 재미있는 텔레비전. 만일 그 텔레비전을 갑자기 꺼버린다면 우리 생활은 어떻게 변할까.
미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텔레비전 안보기’가 전국적인 시민운동으로 전개됐다고 한다.‘텔레비전 끄기’실험으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집안분위기가 바뀌고 가족 간 대화가 되살아난 것. 또한 텔레비전을 보는 대신 독서와 대화, 음악감상, 집안 일 등에 쏟는 시간이 늘어난다고 한다.
물론 처음에는 텔레비전을 보지 못하게 되자 아이들은 금단현상처럼 정서불안을 보였고, 주부들은 드라마 줄거리가 궁금해 여기저기 묻고, 사람에 따라서는 새벽에 몰래 텔레비전을 켜거나 이웃으로 보러가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텔레비전으로부터 점차 자유로워지며 자신이 쓸 수 있는 시간이 그렇게 많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됐다고 한다.
이제는 텔레비전에 중독되고 얽매인 상태에서 좀 벗어나 텔레비전를 주체적으로 활용하는 질 높은 시청문화를 확립해 나갈 때도 되었다고 생각한다.
프로그램을 골라서 보며, 시간도 정하고 계획을 세우면서 봐야 할 것이다. 또 아이와 부모가 함께 시청하며 서로 의견도 나누고 설명해주면서 보는 것이 좋다.
최근 들어 흔들리는 가정이 늘고 있다. 부부간, 부모와 자식간 대화부족으로 가정이 해체되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텔레비전이 갖가지 화려한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를 유혹하지만 가족의 사랑을 위해 한번쯤 텔레비전를 끄고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면 어떨까.
/황수현(전북일보 인터넷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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