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오목대] 경관도로

경관이란 말은 지리학이나 생태학에서는 학술 용어로 사용된다. 독일어의 란드샤프트(Landschaft)에서 유래됐다. 일반적으로 한 토지의 전체적인 형상을 나타내는 개념으로 사용되는데, 그 미적가치와 고유성이 중시된다. 때문에 경관계획은 대상지역의 물리적, 생물적, 문화적, 역사적, 미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수립한다. 개발 만능시대에는 자연경관이나 문화경관에 관심을 쏟는다는 것 자체가 사치였다. 경관계획도 소홀히 취급되기 일쑤였다. 그 결과는 답답함, 숨막힘이다.

 

유럽에서는 자연경관이나 문화경관, 도시경관의 보전을 위해 일찍부터 자연환경보전지역이나 자연공원 지정, 풍치지구 설정, 경관조례 등을 시행했다.우리는 이제야 이런 제도적 장치에 관심을 쏟고 있다. 지역별 특색있는 경관을 조성하기 위한 '경관법' 제정, 일부 자치단체의 경관조례 등이 그것인데 각기 다양하고 개성적인 지역경관을 조성하기 위한 일환이다.

 

임실 옥정호 순환도로가 건교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選)’에 뽑혔다. 옥정호 순환도로는 옥정호의 물안개와 호수 주변의 숲이 아름답게 어우려져 마치 한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환상적 분위기 때문에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고 주변 맛 기행을 병행해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그 유명한 덕수궁 돌담길,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하동 십리 벚꽃길, 문경새재 과거길, 구례 노고단도로, 전남 영광 백수해안도로 등이 모두 ‘한국의 아름다운 길’에 뽑혔다.

 

이런 일을 하고 나선 건교부가 이제야 ‘경관도로’에 눈을 뜨는 것 같아 다행이다. 그동안 산업도로, 우회도로, 전용도로 등 갖가지 명칭의 도로개설을 명분으로 마을을 뛰어넘고 산을 가로지르며 얼마나 많은 경관파괴를 자행했던가. 산업도로가 아니라면 무작정 일직선으로, 4차선 8차선으로 뚫을 일이 아니다. 수려한 자연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꼬불꼬불 아스팔트 길, 휑하고 지나치지 않을 2차선 옛길 등 이른바 경관도로가 관광레저시대에 각광을 받고 있다. 각 지역마다 그런 도로들이 너무 많다. 자치단체들이 이젠 도로에도 경관계획을 넣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책을 강구해 보면 어떨까. 답답하지 않고 정감있는 고장을 만들기 위해.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사건·사고경찰, ‘전 주지 횡령 의혹’ 금산사 압수수색

정치일반‘이춘석 빈 자리’ 민주당 익산갑 위원장 누가 될까

경제일반전북 농수축산물 신토불이 대잔치 개막… 도농 상생 한마당

완주‘10만490명’ 완주군, 정읍시 인구 바싹 추격

익산정헌율 익산시장 “시민의 행복이 도시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