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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칼럼] 보시와 인욕의 실천 - 도영스님

도영스님(송광사 주지)

불교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부처가 되는 것이다.

 

천당에 가거나 살아서 부귀를 누리는 일조차도 부질없는 중생놀음에 불과한 보잘 것 없는 일인 것이다.

 

그런데 부처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천해야 될 여섯 가지 덕목이 있는데 이를 육바라밀이라고 한다.

 

흔히 도를 닦는다는 말을 하고 있는데 불교의 도 닦는 일은 다름이 아닌 베품과 지킴, 인욕, 정진, 선정, 지혜 등 여섯 가지 덕목인 육바라밀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 아직까지 정착되지 않고 있는 중요한 문화 중의 하나가 기부문화라고 한다.

 

오랜 역사를 두고 너무나도 가난하게 살아왔기에 우선은 나부터 살아야 되겠고 조금 여유가 생기면 나름대로 노후대책을 하여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늙고 병드는 일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전혀 자유롭지 않은 우리네 노인복지의 현실이 어쩌면 우리 모두를 인색하게 만들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인색한 마음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선 우리들이 익숙해 질 때까지 수행해야 될 일이 바로 나눔과 베품인 것이다. 자신에게 조금 부족하다고 느끼더라도 우선 가족의 몫으로, 이웃들의 몫으로, 우리 사회, 우리나라, 더 나아가 세계인류를 위한 몫으로 먼저 덜어 놓은 다음 자기 몫을 챙기는 여유로움이 있어야 하겠다.

 

이처럼 나눌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게 되면 나눔의 여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무위심으로 베풀 수 있게 될 것이며 인색했던 마음도 바꾸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금강경에서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아상을 버리라고 하는 말씀도 알고 보면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부터 챙기는 이기심을 극복하여야 한다는 말인 것이다.

 

어찌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울 수는 없겠지만 아주 조금씩만 이웃들에게 양보할 수 있게 되면 점진적으로 나눔과 베품을 실천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 민족의 가장 큰 약점은 너무나도 참을성이 없다는 것이다. 마음만 급하고 앞서가기에 잠시라도 멈춰 뒤돌아볼 겨를조차 전혀 없는 것 같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을 능히 참는 것을 인욕바라밀이라고 하는데 잘 참는다고 하는 사람도 보면 참을 수 없는 것까지 참는 사람은 전혀 없고 참을 수 있는 만큼만 참는 것 같다.

 

상상을 초월하여 참을성이 있는 사람, 능히 참을 수 없는 일을 잘 참아 넘기는 사람이 바로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진정한 의미의 보살인 것이다.

 

항상 여유롭게 나눔과 베품을 실천하고 자기 도리를 다하며 사는 사람, 이웃들과 어우러져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하여 얼굴 가득히 웃음 웃으며 인욕의 삶을 실천하는 사람에게는 올여름 무더위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도영스님(송광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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