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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전주 콩나물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흔히 비빔밥과 콩나물 국밥을 든다. 이 두 음식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콩나물이다. 콩나물에 청포묵 육회볶음 등 30여 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 비빔밥은 익히 그 명성을 날리고 있다. 또 뚝배기에 밥과 콩나물을 넣고, 가진 양념을 곁들여 펄펄 끓여낸 콩나물 국밥은 전주를 찾은 손님들의 맛을 사로 잡은지 오래다. 여기에 막걸리나 모주 한잔을 걸치면 그 맛이 담백하고 시원해 술꾼에게는 그만이다.

 

이러한 콩나물을 언제부터 전주에서 길렀는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부성(府城) 사람들은 하루 세차례씩 음식상에 반찬으로 올릴 정도였다.

 

전주 콩나물이 다른 지역의 것과 다른 점은 두가지다. 하나는 원료인 콩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대두(大豆)를 쓰지만 전주 콩나물은 쥐눈이 콩을 사용했다. 특히 임실지역에서 나는 서목태(鼠目太)를 썼는데, 눈에 흰 테를 두른 검은 콩으로 마치 쥐의 눈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또 하나는 물이다. 전주 시내를 관통하면서 만경강으로 흘러드는 전주천과 삼천의 석회석 물이 콩나물을 기르기에 적합했다. 이물질을 제거하고 잔뿌리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며 적당히 성장을 조절해 매끈한 콩나물을 길러냈다. 특히 사정골과 자만동(현재의 교동 일대)의 녹두포 샘물로 기른 콩나물을 일품으로 쳤다.

 

가정에서 콩나물 기르는 법은 단순했다. 먼저 썩거나 부서진 콩을 골라 낸후 물에 충분히 불려 소쿠리에 건져냈다. 그런 다음 시루에 볏짚 등을 깔고 불린 콩을 넣은 뒤 아랫목에 보자기를 씌워 싹을 띄웠다. 이렇게 발아된 콩은 하루에 물 주는 횟수를 계절별로 달리 했다. 대개 봄에 세차례, 여름에 네차례, 가을에 두차례, 겨울에 한차례씩 우물물을 주었다. 콩나물은 외뿌리로 잔뿌리 없이 키우는 것이 요령이며 5-6㎝즘 자랐을 때가 질기지 않고 연해 맛이 좋다. 콩나물에는 칼슘, 철분과 비타민 B류, 아스파라긴산 등이 풍부해 웰빙식품으로 제격이다.

 

마침 전주의 콩나물재배업자 21명이 금상동에 친환경 콩나물공장을 세웠다. 영세업자들이 뭉쳐 풀무원, CJ, 대상 등 대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다. 여기서는 순수 국산콩을 사용해 하루 3톤을 생산, 전국 유명 백화점과 할인마트 등에 납품할 것이라고 한다. 전주 콩나물의 이름값을 톡톡히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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