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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국문과의 변신

문사철(文史哲)로 대변되는 인문학이 위기를 맞았다는 이야기는 이제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인문학뿐 아니라 기초학문이라고 할 수 있는 수학, 화학, 생물학 등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학문영역 역시 세월에 따라서 부침(浮沈)을 하기 마련이지만 그 대상이 기초학문이라고 했을 때는 사정이 예사롭지 않다.

 

농경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우리네도 ‘농사꾼은 굶어 죽어도 종자는 베고 죽는다’란 속담이 있다. 농부에게 종자는 단순한 알곡 몇 알의 의미를 넘어서 일 년 농사의 기본이 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당장 곡기(穀氣)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해서 일 년 농사를 망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기초학문분야 중 하나인 국문학이 바뀌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관심을 끄는 모양이다. 사실 대학 교육과정이 연구자 양성에 초점을 두고 운용되어 왔고 이런 기조는 기초학문이 어렵다는 요즈음까지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물론 그런 부동(不動)의 이면에서는 끊임없는 모색이 진행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국문과의 발전방향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이제 가시화되고 있다고 본다.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 ‘언어와 컴퓨터’, ‘광고 카피와 제작’, ‘영상과 문학’, ‘출판 인턴십’ 등이 국문과의 교과목으로 등장했다. 이들 과목은 국문과의 진로를 현실적으로 제시해 준다. 실용적인 취업분야에 대한 준비과정을 교육과정에 도입하였다는 점에서 좀더 현실에 다가선 모습이다. 이는 실용적이면서도 타 전공과의 연계를 전제로 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학부제 등을 통해서 전공끼리의 협업을 모색한 바 있지만 이러한 국문과의 변신이 자발적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국문과의 변신 중 눈에 띄는 분야는 ‘한국어교육’영역이다. 우리의 경제적인 수준이 세계 10위권에 오르면서 다른 국가와의 교류가 예전보다 훨씬 활발해지고 다른 나라에서 한국을 알려는 욕구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학부 혹은 대학원 과정에 개설된 한국어 교육 관련 학과에서 전문적으로 훈련 받은 인력이 양성된다면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의 질이 한층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물은 아래로 흐르기 마련이다. 사회적 요구는 새로운 대안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국문과의 변신에 기대를 걸어 본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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