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사극 열풍에 휩싸여 있다. 방송 3사가 엇비슷한 시기에 방영하고 있는 대조영(KBS)과 주몽(MBC) 연개소문(SBS)이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시청자들로부터 폭팔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세 편의 사극 모두가 고구려사를 재조명하는 차원에서 제작이 됐음에도 서로 상충되지 않고 나름대로 야사를 잘 정리해나가고 있는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어쨌거나 신라가 당나라의 힘을 빌어 반쪽 통일을 한 후 고구려는 한반도의 변방 정도로 전락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늦게나마 그 참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주었으니 정말 다행한 일이라 아니할 수가 없다.
북한 땅이라는 이유로 우리들 관심 밖으로 벗어나 있던 고구려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게 된 것은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동북공정(東北工程)이라는 것 때문이다. 동북공정이란 중국 국경 내에서 일어났던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연구 프로젝트를 말하는데 황당하게도 그들은 고조선과 고구려 발해가 고대 중국의 지방정권이었다고 우겨대고 있으니 문제가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이는 필시 한반도가 통일됐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영토분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간교한 속셈이 깔려있는 게 분명하다.
이웃하고 있는 나라끼리 오순도순 살기를 바라는 것은 애시당초 글러먹은 일이다. 국경이 접해 있으니 영토분쟁이 일어나는 것은 정한 이치요, 늘상 머리를 맞대고 살아가고 있으니 이런저런 이해관계에 얽혀 티격태격 싸우는 것 또한 피할 수 없는 운명인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손 치더라도 우리가 그동안 중국에 당한 일을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는데 또 다시 음모를 꾸미다니 소름이 확 돋아오른다.
때마침 중국 대사관 3등서기관이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해서 우리 국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음주측정을 요구하는 경찰에게 신분조차 밝히기를 거부하며 무려 8시간반 동안이나 버티기 작전으로 일관, 경찰이 아니라 우리 한국을 무시한 것 같은 느낌을 준 것이다. 면책특권을 인정받으려면 최소한 신분은 밝혀야 했을텐데 무슨 심산으로 차속에 틀어박혀 그렇게 버텼는지 그 속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 외교관의 처신을 보면서 중국의 동북공정이 오버랩됐다면 지나친 억지일까. 중국사람 만만디로 봤다가는 큰코 다친다는 말 괜히 지어냈겠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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