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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텃새들의 텃세사라져야

안봉호(군산본부장)

‘텃새’란 계절적이동을 하지 않고 연중 거의 일정지역에 사는 새를 말한다.

 

철에 따라 서식지를 바꾸어 사는 철새와 대칭되는 단어다.

 

‘텃-세(勢)’란 먼저 자리를 잡은 사람이 추후에 들어 오는 사람을 업신여기는 짓을 일컫는다.

 

군산사회에서 텃새는 군산에서 뿌리를 박고 다른 곳으로 떠나지 않으면서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에 곧잘 비유된다.

 

또한 ‘텃세를 부리다’는 군산에서 활동하면서 군산에 이미 거주하는 해당 지역민인 텃새들이 외지 기업이나 외지인들에게 딴죽을 걸 때 비유적으로 등장하는 표현이다.

 

몇년전 군산대학의 익산출신 한 교수가 텃세가 심한 군산지역을 성토한 일이 있었다.

 

그는 “군산에 주소를 이전해 거주한지 10여년이 지났고 자녀들도 모두 군산지역의 학교에서 교육을 시켰으나 자신은 아직도 군산사람으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군산을 떠나 객지에서 수십년동안 살다가 선거때만 찾아오는 사람은 군산사람으로 반기면서도 자신은 익산사람으로 여전히 치부되고 있는 현실에서 어떻게 군산이 발전하겠느냐”면서 목소리를 높였었다.

 

군산지역에서 텃새와 텃세라는 말이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군산에 입주할 때까지는 대다수의 시민들이 반기고 있습니다만 일단 입주를 한후 기업을 가동하기 시작하면 여러가지 준조세적인 것을 요구하는 일부 텃새들의 텃세때문에 힘들다”는 어떤 기업인의 말을 전해 들은 적이 있다.

 

최근 군산에 둥지를 튼 그는 “심한 텃세때문에 자신도 군산입주가 후회스러울 정도인데 어떻게 군산에 먼저 입주한 자신이 추후 군산에 입주하려는 기업들에게 군산입주를 적극 권하겠느냐”면서 “군산지역이 발전하려면 텃새들의 텃세가 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에는 이상한 풍토가 조성됐다.

 

외지기업이 군산에 입주하려면 행정기관은 물론 일부 지역민들의 엉뚱한 요구사항이 봇물을 이뤄 곤혹스러워하는 일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기업이 입주를 해 가동하게 되면 지역민의 고용효과는 물론 지방세수의 증대로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데도 그렇다.

 

가장 심각한 것은 대다수의 텃새들이 텃세를 당연하다고 받아 들이고 있고 아니, 어쩌면 더 나아가 옳다고 판단할 정도가 됐다는 점이다.

 

일부 텃새들의 텃세로 입주기업은 준조세적인 부담으로 힘들어 하고 더 나아가 이는 외지인들의 군산투자를 꺼리게 함으로써 군산발전의 엄청난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가장 개방적이어야 할 국제항구도시인 군산이 폐쇄적이고 보수적이며 텃세가 심하다는 점은 부끄러운 일이다.

 

‘텃새’와 ‘텃세’는 글로벌의 국제화시대에 걸맞지 않은 용어다.

 

텃새들이 텃세를 부리지 않을 때 많은 유통업체와 제조기업들이 군산에 북적거리게 될 것이다.

 

과거에는 사회간접자본시설이 어느 정도 갖춰졌는가가 지역발전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였으나 전국적으로 도로· 항만· 공항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역이 거의 없는 이제는 텃새들의 협조적인 자세가 그 척도를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잇딴 입주, 새만금 방조제와 비응관광어항, 전국최대규모의 81홀골프장의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군산은 비상(飛翔)단계에 있다.

 

텃새와 텃세라는 단어가 오르내리지 않도록 외지기업과 외지인에 대한 행정기관과 시민들의 가슴따뜻한 협조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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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봉호 ahnb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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