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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조광조의 개혁, 참여정부 그리고 전북 - 이강봉

이강봉(전 금호아시아나 인재개발원 원장)

조선 중종 때 조광조(1482~1519)는 이른바 이상적인 도학정치를 구현하기 위해 여러 급진 정책을 폈다. 현량과를 설치, 수많은 인재를 등용했고 중종반정 공신 105명중 2등공신 이하 76명의 훈작을 박탈, 소위 특권층을 줄였다. 폐비 윤씨의 신원을 복원하여 역사바로세우기를 주장했고 불교행사인 기신제를 혁파하여 훈구파와 왕비곂캇쳄?반발을 불렀으며 왕실의 비밀 사금고로 전락한 소격서를 폐지하여 기득권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당시에도 요즘처럼 부동산이 최고의 재산으로 분류되자 토지개혁을 단행, 정전제를 실시해 세금징수를 강화하고 토지상한제인 한전제를 실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광조의 개혁정책은 오래가지 못했다.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했고 보수파인 훈구파의 반격 때문이었다. 훈구파의 득세를 견제하기 위해 중종에 의해 발탁됐지만 중종 그 자신 마저 개혁피로증을 느껴야 했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 우리는 많은 갈등을 겪고 있다. 소외받던 진보세력이 사회주류로 떠오르면서 보수 대 진보의 갈등이 첨예화됐고 침묵하는 다수인 중도세력들은 양보와 타협의 점진적 개혁을 원하였으나 현실은 그렇질 못했다. 수도이전겙解탈?청산겭聆橘?대미 대북관계겫琯옐?문제곀箕?FTA 등. 최근 들어서는 개헌문제에 이르기까지 청와대와 야당은 대립하고 민심은 두 쪽이 났다. 경기는 작년에 비해 더 후퇴할 전망이 우세하고 환율하락은 전통적인 수출 강세 종목인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의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지방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새만금사업의 장기표류와 부안과 군산 방폐장 문제는 우리 지역에서의 대표적인 보수와 진보의 갈등 양상이었다. 전북대 군산대 익산대 등 국립대학의 통폐합도 그 구성원간의 이해관계로 갈지 자를 걷고 있다. 완주공단의 현대자동차 역시 야간 근무제가 무산되면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어렵고 그 손실 또한 크다.

 

전북은 인구 감소폭이 크고 이는 그만큼 전북이 먹고살기 힘든 지역이라는 방증이다. 엊그제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우리지역의 주택공급에 심각한 우려가 되며, 지역건설업체일수록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들은 지역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자치단체들이 매년 정부의 교부세를 한 푼이라도 더 받을 욕심으로 거짓으로 주민등록을 옮기고, 힘없는 공무원들에게 인사를 무기로 이사를 강요하는 정책을 쓰고 있지만 이는 아랫돌 빼서 위로 고이는 어리석은 일밖에 안된다. 자치단체들이 올해부터 민선 4기의 정책들을 본격 시행하고 있지만 앞으로 3년 후 선거를 의식하여 선심성 예산을 세우거나 표를 의식하여 낯내기 사업만을 한다면 지탄받을 것이다.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도 경제 살리기에 주력해야 하며, 정치인 등 지역의 리더들은 소득과 일자리 창출 요구에 답해야 한다. 미래에 우리 지역은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돌이켜보면, 조광조의 개혁은 실패했지만 시사하는 바는 작지 않다. 일회성 선심성 정책은 아닌지, 효과나 실적만을 의식한 전시적인 시책은 아닌지 정치인들은 다시한번 살피고 추진해야 한다. 너절너절 나열만 할 게 아니다. 주민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측근 몇몇의 의견이 정책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그건 주민들이 더 잘 알고 결국 실패로 귀착될 것이다. 재임중 모든 걸 한꺼번에 이루겠다는 욕심도 버려야 한다.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며 의견을 좁혀 나가야 한다.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아무리 훌륭한 정책일지라도 실패한다는 것을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이강봉(전 금호아시아나 인재개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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