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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화려한 덮개 떼어내는 순간 밝은 빛이 마음속 깊이까지

임정희(시인)

봄이 오는 소리가 바람결에 몇 올씩 섞여 옵니다.

 

겨울답지 않게 따스했던 계절의 끝자락에 설날도 함께 묻혀 지나갔습니다.

 

동네마다 디딜방아간에서 떡쌀 찧는 소리가 정겹게 울릴때면 설빔과 세뱃돈, 맛난 음식을 기다리며 떡방아 소리보다 더 콩닥거리고 설레었던 어린시절이 그립습니다.

 

좋은 것이 넘쳐나도 상대적 궁핍을 느낀다는 요즘 아이들은 그 설레임을 상상도 못할 것입니다.

 

선생님, 삶이란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가 끌어야 할 수레였다는 것을 이제야 절실히 깨닫고 있습니다.

 

크고 호화로운 수레를 차지하여 온갖 것을 짐인줄 모르고 가득 싣고 애면글면 달려온 지난날이 참 우스꽝스럽습니다.

 

수레를 줄이고 난 후에야 그것을 깨닫게 되다니요.

 

높이 세웠던 자존심의 기둥을 낮추고 줄이니 거센바람 불어도 불안해할 필요도 없구요.

 

화려한 덮개와 비밀스런 문도 모두 떼어내는 순간 밝은 빛이 마음속 깊이까지 들이차는군요.

 

비워낸 사람만이 받을수 있는 상, 마음의 평화를 얻었습니다.

 

옷 한 벌로도 몇 철 호화롭게 살아가는 들꽃의 미소를 제가 보여드릴게요.

 

올해도 조금씩 나무며 가볍게 살아가시게요.

 

/임정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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