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불법 찬조금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불법찬조금을 모금하지 말도록 교육당국이 일선 학교에 특별지시까지 했으나 여전히 횡행하고 있는 모양이다.
남원지역 일부 초·중학교에서 지난달 졸업식 전후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찬조금을 거둬들였다는 주장이 뒤늦게 제기돼 말썽이 일고 있다. 남원의 한 중학교 학부모들은 지난 2월 졸업식때 학교관계자 선물 및 식사제공용도로 10만원씩 찬조금을 내라는 요구를 받아 3분의 2에 해당하는 학부모들이 찬조금을 낼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어느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지급한 장학금 10∼20만원중 5만원씩 갹출해 줄 것을 요구해 역시 말썽이 일었다. 해당 학교측은 말도 안되는 소리로 일축했으나, 모금을 주도한 학부모가 일주일 전부터 갹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학교측과 사전 조율한 끝에 찬조금을 걷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는 겉으로 드러난 일부 학교의 사례일 뿐이다. 드러나지 않은 불법 찬조금 사례는 훨씬 더 많다. 학교측과 사전 조율이든, 학부모의 자발적인 의지이든 찬조금 조성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찬조금 모금 시기도 졸업 시즌이나 새 학기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05년의 경우 신고된 불법 찬조금 324건 중 288건이 3∼4월에 발생했다. 이는 무얼 말해 주는가. 학교측의 자금 수요가 학기 초에 많고 대부분 학부모들에게 손을 벌려 충당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결국 학교 구성원들이 학부모를 학교의 부족한 재정 후원자나 학교와 교사의 뒷바라지를 하는 존재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 밖에 안된다. 찬조금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학교 현장에서 조성돼 왔지만 이는 자녀를 볼모로 한 강제 모금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학교와 구성원, 학보모들은 어떤 명목으로든 불법 찬조금을 모금해서도 안되고 모금을 주도해서도 안된다.
전북도교육청도 불법 찬조금 금지 공문을 띄우는 것만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해선 안된다. 이행여부를 관리감독하고 현장을 방문, 학부모의 의견도 직접 들어야 한다. 무슨 일이 벌어지면 쉬쉬하며 감출 일이 아니다. 햇빛을 쬐어야 곰팡이가 슬지 않는 법이다.
전교조와 참교육학부모회도 불법 찬조금 징수 사례를 접수·조사키로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물의를 빚은 학교에 대해서는 자체 조사에 나서야 할 것이다. 선언만 하고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맹목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