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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빚빚빚

참 이상한 일이다. 정부는 수출을 해서 돈을 많이 벌어들인다고 나발을 불어대는데 어째서 국가나 국민은 빚더미에 짓눌려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는 것인지 참으로 이상하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고 자원도 부족해 무역이 아니면 살 길이 없다며 농촌을 제물 삼아 앞·뒷문 다 열어 젖히더니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우리 경제가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나라빚 가계빚 할것 없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 재정경재부가 밝힌 국가채무(2006년 말 기준)는 모두 229조8000억원으로 2002년 말의 133조6000억원보다 96조2000억원이 늘어났다. 불과 4년 사이에 두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 연말에는 국가빚이 301조1000억원에 달해 한 해 이자만도 1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나라만 빚쟁이가 아니다. 개인은 더 심하다. 역시 지난 주 삼성경제연구소가 밝힌 우리나라 가계부채내역을 보면 지난 2002년 496조원이던 것이 4년만인 2006년에는 무려 671조원으로 폭증했다. 또 삼성경제연구소가 개발 분석한 '가계신용위험지수'에 따르면 작년 말 가계신용 위험도가 2.29를 기록, 지난 2002년 신용카드 버블붕괴가 시작되기 직전 수준인 2.06을 0.23포인트나 넘어섰다. 이 분석이 맞는다면 '가계부채발(發) 신용위기'는 현재진행형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국외에서 빌린 외채 또한 심상찮은 기미를 보이고 있다. 작년 9월 말 외환보유고가 총 2342억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는 하나, 같은 기간 총 외채도 2494억달러에 달해 빚이 오히려 152억달러나 초과했다. 더구나 단기외채도 사상 처음으로 1080억달러를 넘어 총 외채 대비 단기 외채 비중이 1997년 외환위기 직전 수준까지 육박하고 있다. 외환 상황 역시 녹녹치 않음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국가나 개인이나 경제발전을 꾀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빚을 지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경제규모를 키우는 재미에 빚 무서운 줄 모르다가는 통째로 한방에 날아가는 수가 있다. 중진국으로 진입하려다 실패한 남미 여러 국가가 좋은 본보기다. 제2의 신용카드사태, 제2의 환란사태가 다시 온다면 우리도 그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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