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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강암선생님 묘소에가는데 살아계신 선생님못뵈다니

최원용(수필가)

김준영 교장선생님께.

 

그 해가 1967년이었으니 벌써 4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당시 고창 중·고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계시면서 고3인 저희반 담임을 하셨으니 전국적으로 처음이나 마지막이었을 것입니다. 지역사회와 총동창회의 전폭적인 믿음을 받고 2년간 저희들을 무척 사랑해 주셨습니다.

 

그 결과 136명의 졸업생중 2명이 서울대에 그리고 수십명이 연·고대에 합격 한것으로 기억합니다.

 

집이 가난하여 대학진학을 포기한 저에게 1968년 8월에 “인문계 졸업생에게는 과목이 맞지 않지만 경험삼아 시험을 치르도록 하라”는 당부 편지와 함께 국가 재경직 5급을류 원서와 모집요강을 동봉해 주셨습니다. 저는 운이 좋아 합격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9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어디 그 뿐입니까? 몇 년 전에는 골프장비 일체와 정년기념으로 받으신 5체 서예법첩과 벼루 등을 몽땅 주시면서 이제 그만 인연을 끊자고 하셨습니다.

 

다른 말씀은 몰라도 그 분부만은 수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에게 사랑을 듬뿍 주신 강암선생님 묘소도 1년에 몇차례씩 찾아가서 제 마음을 추스르는데 생존에 계시는 교장선생님을 뵙지 못하다니요.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1년에 몇 차례는 찾아가 뵙겠습니다.

 

만수무강을 비옵니다.

 

/최원용(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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