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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제겐 자나깨나 기대고 어리광 부리고 싶은 어머니

김월숙(시인)

어머니 곁을 며칠 떠난다 생각하니 잠이 오지 않습니다.

 

옆에 살아도 별로 힘도 되지 못하는 딸이지만 조금 먼 거리로 여행이라도 가려면 제일 먼저 어머니 생각에 가슴 저립니다.

 

어쩌면 어머니께서도 이 밤 잠 못 이루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새해 첫날 어머니께서는 어머니의 소원을 적어 보내셨지요.

 

“묵은 허물을 벗고 떠오르는 뜨거운 해님처럼 밝은 기운으로 아름답고 환하게 살자”고.

 

일흔이 넘으셨어도 저보다 더 밝은 희망을 말씀하시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지요.

 

어머니께서는 항상 저더러 아버지를 더 많이 닮았다고 말씀하시며 서운해 하시지만, 저는 제가 어머니를 더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답니다.

 

제가 철이 없었을 때, 어머니의 모습 중에서 더러는 닮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한 부분도 있었지요. 그런데 저는 그런 부분마저도 쏙 빼닮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젠 어머니를 닮은 딸이어서 행복하답니다. 제 딸들도 나중에 저만큼 나이 들었을때 저를 닮아서 행복하다는 말을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니께서 아무리 나이를 많이 드셔도, 제겐 항상 기대고 싶고 어리광 부리고 싶은, 영원한 보금자리입니다. 어머니,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시길 이 밤 간절히 기도합니다.

 

/김월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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