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곤(전북도의회 의장)
오늘로 제8대 도의회가 개원한지 꼭 1년이다.
지난 1991년 부활 이후 지방의회는 주민의 대변자와 지방행정의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지방자치와 지방의 소리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행정이 주민위주로 변하고 있는 것도 바로 지방의회가 가져온 위업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긍정적인 변화 현상에도 불구하고 지방의원의 자질 문제가 심심찮게 제기되고, 주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여전한 게 현실이다.
지방의회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필수요건인 유급제가 도입된 지 1년을 맞음에 따라 이제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을 활짝 피우기 위한 실질적이고 발전적인 대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지방의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의회를 둘러싼 낡은 법령과 제도 개선 외에 집행부의 자세변화와 도민들의 참여가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주민을 위해 요리를 하는 사람이라면, 의회는 메뉴를 정하는 곳이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공무원은 메뉴를 정하는 지방의회를 귀찮고 성가신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다.
행정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기구인 지방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따라서 의회 활성화를 위해서는 집행부 공무원의 인식전환과 자세변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의회를 주민의 대표로서 존중하면서, 각종 정보를 공유하려는 자세, 주요문제를 사전에 협의하는 동반자로서의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이와 함께 도민들도 지방의회의 역할에 대해 공감대를 가져야 한다.
지방의회를 보는 주민들의 부정적인 태도는 결국 지방자치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주의를 초래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전체 도민들의 이익을 바라보는 거시적 관점에서 지방의회가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의회의 위상은 주민의 지지 여부에 의존한다.
따라서 우리 지방의회 역시 좀더 주민 가까이에 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주민들이 주권자로서 지방의회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하나 하나 실천해 나가야 한다.
전라북도의회는 8대 의회 들어 도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도민과 함께하는 ‘장’을 마련하는데 주력해 오고 있다.
주민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위한 차원에서 도의회를 개방한 결과 주민과 학생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또, 본회의장에 PDP영상시스템을 설치하고 의회 홈페이지를 개편해 지역 주민들이 의원 개개인의 의정활동을 실시간으로 지켜 보면서 언제든지 활발한 의사소통이 이뤄지도록 만들었다.
앞으로도 도민들이 지방의회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지역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흔히 ‘지방자치’는 ‘가슴으로 하는 정치’라고 한다.
가슴으로 하는 정치는 권력이 아닌 권위로 하며, 권위는 제도가 부여한 지위에서가 아니라 그 활동에서 우러나온다는 말이다.
우리 지방의원 스스로의 분발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앙으로부터 자율과 분권을 이끌어 내고, 주민들로부터 권위와 신뢰를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을 스스로 다짐해 본다.
/김병곤(전북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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