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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호의 건축단상] 아날로그와 디지털

디지털에 쫓겨도 매력있는 아날로그

이제 현대사회는 모든 분야가 디지털화 되어가고 있는 있다. 수 많은 정보와 그 정보를 분석하고 이용해야하는 이 시대에 디지털 개념과 방식은 현대 인류가 지향해야하는 당연하고도 필수적인 진보적 의미로 통용된다.

 

본래 디지털(digital)의 개념은 0과 1의 두 개의 신호체계를 이용한 수리적 표현 방법으로서, 단속적이고 계수적이다. 중간의 연속된 상태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속성을 갖고 있다.

 

디지털에 대응되는 개념으로는 아날로그(analogue)가 있다. 아날로그는 연속되는 현상을 자연스럽게 그대로 흐름으로 표현한다. 변화의 모습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

 

흔히, 숫자 자판으로 표현되는 전자시계는 디지털이며 시침, 분침의 실제적인 움직임으로 시간이 표현되는 시계는 아날로그로 구분되는 것이다. 디지털은 명확하며 딱 떨어지는 정확한 표현이며, 아날로그는 어쩌면 애매모호하기도 하다.

 

새로운 사회적 패러다임으로서의 디지털은 그 개념과 도구로서의 쓰임새가 건축계에서도 깊이 자리잡아가고 있는지 오래다. 더 나아가 디지털이라는 방법은 수요가 공급을 유도하기보다 오히려 공급이 수요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더욱 많은 정보와 데이터가, 더욱 최적화된 답변들이 더욱 빠르게 더욱 여러 곳으로 보내지고 공유되고 있다. 건축 분야에서도 디지털은 이론과 실무 분야 모두에서 사회전반적인 디지털 변화에 발 맞추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건축은 물리적인 결과로 표현되는 분야지만, 시작과 과정을 살펴보면 오히려 정신적이고 본질적인 속성이 더욱 짙다고 할 수 있다. 건축의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디지털적인 접근방법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지만, 건축의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아날로그적인 접근방법이 더욱 요구될 수 있다고 여겨진다.

 

실제로 초, 분, 시각이 숫자로 표현되는 디지털 시계와 바늘의 물리적이고 구체적인 움직임으로 표현되는 아날로그 시계는 매우 다른 의미를 우리에게 시사한다. 디지털 시계에서는 7시 19분 29초와 30초 사이에 숫자적 1초가 존재하지만, 아날로그 시계의 경우에는 그 1초의 간격에 훨씬 긴 주관적 시간이 존재하는 것이다. 아날로그 시계는 훨씬 더 형태적이고 공간적이고 건축적이다.

 

명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비연속성의 디지털적 공간적 표현 이외에 인간은 어쩌면 모호한 연속성의 아날로그적 공간과 가능성에 더욱 매력을 느낄지도 모른다. 디지털 시대에 가끔은 건축을 아날로그적 시각으로 바라보자.

 

/건축가·전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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