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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비만(肥滿)

배가 좀 나와야 사회적으로 대접받던 시절이 있었다. 1970년대 이전 배고픈 시절만 해도 배가 나온 탓에 가슴이 뒤로 젖혀지고 느릿느릿 걷는 모습은 마치 부(富)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오늘날은 거꾸로 과체중과 비만을 걱정하는 시대가 되었다. 먹고 사는 문제로 고민하고 매달리던 사이, 어느새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하고 ‘비만과의 전쟁’을 치러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 비만인구는 2005년 32.4%로 1995년 20.5%에 비해 10년 만에 1.6배 증가했다. 특히 남자는 같은 기간 18.8%에서 36%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비만의 주원인은 생활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고칼로리와 고지방 음식으로 구성된 식사습관과 상대적으로 부족한 운동습관 때문이다. 섭취된 음식물에서 나오는 열량이 활동시 소비되는 열량 보다 많다보니 몸에 축적되는 것이다.

 

비만은 성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린이 비만도 크게 늘고 있다. 남자는 1998년 7.2%에서 2001년 15.4%로, 여자는 같은 기간 8.7%에서 15.9%로 늘었다. 3년만에 두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특히 어린이 비만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나중에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면서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의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자신감과 지구력 등이 떨어져 학업성적도 오르지 않고 주위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해 사회성 발달에도 지장을 받을 수 잇다. 이 때문에 비만을 개인이나 가족의 문제로 치부할 게 아니라 어릴 때부터 사회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달 초 미용목적이 아닌 비만치료도 건강보험 급여대상이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온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마침 어제 교육부가 연말까지 학교에서 탄산음료를 완전 추방하는 내용등이 담긴 ‘학생건강증진 대책’을 발표했다. 영양과 칼로리의 불균형을 가져 오는 패스트푸드와 탄산음료가 비만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이에 대한 경계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선진국들도 이들 상품의 교내 판매를 제한하고 있다. 뒤늦게나마 우리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규제에 나선 것은 잘한 일이다.

 

비만을 이기는 것은 건강도 얻고 최근의 트렌드인 몸짱도 가꾸는 일석이조(一石二鳥)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가르침은 비만에 딱 들어맞는 지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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