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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거짓말

거짓말은 말하는 본인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느냐에 따라 두가지로 구분된다. 의식적인 거짓말과 무의식적인 거짓말이 그것이다. 의식적인 거짓말이 대부분이지만 어린이의 경우와 병적인 경우에는 의식없이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흔하다.

 

또 다른 구분은 새빨간 거짓말과 새하얀 거짓말이다. 동기가 악한 것이 새빨간 거짓말이다. 영국에서는 이를 까만 거짓말이라 한다. 반면 암환자에게 하는 의사의 거짓말은 동기가 선한 것이므로 흰 거짓말(white lie)이다.

 

‘탈무드’에서는 두가지 경우에 거짓말을 허용한다. 하나는 누가 이미 물건을 산후 어떠냐고 의견을 물으면 설령 그것이 좋지 않아도 좋다고 하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친구가 결혼을 했을 때 반드시 부인이 정말 미인이니 행복하게 살라고 거짓말을 하라고 한다. 하얀 거짓말인 셈이다.

 

한편 중세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는 거짓말을 악의적 거짓말, 이타적 거짓말, 선의의 거짓말로 나눴다. 세계 제2차 대전을 일으킨 거짓말 예찬론자 히틀러의 거짓말이 악의적 거짓말이라면 다른 사람을 돕고자 하는 거짓말을 이타적 거짓말, 그리고 듣는 사람을 위해 하는 거짓말을 선의의 거짓말이라 할 것이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는 법이다. 눈덩이처럼 굴러 점점 더 커지는 속성을 지닌다. 그래서 ‘걸리버 여행기’를 쓴 J. 스위프트는 “한 가지 거짓말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거짓말을 스무 개나 지어내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다. 또 아브라함 링컨은 “모든 사람을 얼마동안 속일 수는 있다. 또 몇 사람을 늘 속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늘 속일 수는 없는 것이다”고 했다.

 

우리 속담에 “거짓말은 도둑놈 될 장본”이라 했다. 거짓말 하는 버릇이 도둑질의 시초라는 말이다. 또 영국 속담에 “거짓말은 다리가 짧다”고 했다. 오래가지 않아 탄로난다는 뜻이다.

 

요즘 가짜 예일대 박사로 동국대 교수를 지낸 신정아씨의 얘기가 화제다. 그녀는 처음에 뒤를 봐주면서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청와대 변양균 정책실장을 “잘 모르는 사이‘라고 잡아뗐다. 하지만 그녀 뿐 아니라 대학총장, 스님 등 관련자들이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급기야는 대통령이 ‘면목없는 일’이라며 유감을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거짓말의 끝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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