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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문화의 발견] 전주.전북 영상정책 할말 많다

"실적보다 사람에 투자를"

진영기 함경록 신동환 박철진 최진영. 다섯 명 젊은 감독들은 최근 속속 생겨나는 각 기관의 지원에서 여러 혜택을 받은 실력과 운을 겸비한 우수-영상인프라지만, 선정방식과 지원형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 했다. 실적위주의 지원방식과 작품선정의 불투명, 독립영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심사위원을 위촉했던 일 등을 토로한다. "독립영화협회가 제 할 일을 안 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전주에서 몇 퍼센트를 찍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거든요. 전주라는 도시를 스크린에서 제대로 살리려면, 사람을 먼저 보고 선택해야지요. 사람과 그의 가능성. 전주에 대해 얼마나 연구하는지, 전주에 대한 마인드가 있는지 하는 것들이요.”(함경록·신동환)

 

이들은 사람에 투자해 줄 것을 원했다. 영화 한 편을 완성하면 다음 작품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스스로의 처지를 꺼내놓은 것은 아니었다. '독립영화'의 정신으로 '전라도 산(産) 영상 인프라'에 희망주기. 지역에서 영화 만드는 사람을 늘릴 수 있고, 현재 지역에서 터 잡고 있는 감독들과 예비 감독들에게 실제로 기회를 줄 수 있는 대안을 찾아 달라는 것이다. 동환씨는 사전제작지원의 필요와 확대에 대해 강하게 피력했다. '메이드인 전주' 영화들이 보다 활발하게 만들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정책방안을 찾는 일은 지역의 영화제작 역량을 높이고 영상도시 전주의 내실을 다지는 가장 빠른 방법일 것이다.

 

제작비 10만원부터 1천5백만원까지, 제작기간 2일(러닝타임 4분인 함경록 감독의 '플라이'는 하루만에 촬영하고 하루만에 편집한 작품. 물론 기획부터 따지면 기간은 더 길어진다)에서 1년여까지, 다양한 조건에서 다채로운 영화세계를 펼치고 있는 이들 젊은 감독들의 공통된 바람은 "평생 영화를 찍으며 관객을 만나는 것”이었다. 메마른 토양에서 오로지 땀으로 빚은 열매만을 내놓겠다는 의지다.

 

"장비 설비나 렌탈 비용이 얼마나 비싼지 아세요? 전주에 설비업체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럼 장비업체도 올 테고, 영화사도 늘어날 테고, 서울행 티켓을 끊을 필요도 없잖아요. 장기적으로는 영화산업의 환경이 제대로 조성될 수 있겠죠.”(신동환·진영기·박철진)

 

여전히 대중의 관심에서 소외된 독립영화지만, 이 날 만난 감독들은 세상의 시선을 끌어당기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고집 센 전북의 독립영화인들이었다. 거침없는 자유의지로 무장한 이들. 전주와 영상산업, 독립영화란 단어들이 아직 어울릴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최기우 문화전문객원기자(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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