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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숫자 마케팅

숫자는 단순 명료해서 눈에 잘 띄고, 이미지를 빠르게 함축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문자보다는 사람의 머리속에 오래 기억된다고 한다. 이같은 특징을 활용해 제품 이름과 광고에 숫자를 사용하는 ‘숫자 마케팅’이 붐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초기 숫자마케팅은 단순 제품명을 숫자로 풀이해 사용했다. 이미 고전이 돼버린 ‘3000리호 자전거’가 대표적이다. 1952년에 출시된 이 자전거는 우리나라 최초 국산 자전거로 삼천리 금수강산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 숫자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제품 특징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한 음료수회사에서 선보였던 ‘187167’은 청소년들이 가장 원하는 키가 남자 187㎝, 여자167㎝ 로 조사된 수치를 제품 이름에 반영한 것이다. 기억하기 쉽고 주 수요층에 어필할 수 있는 감각적인 제품이름을 채택한 사례다.

 

우리 일상에 보통명사급으로 자리잡은 상품명도 있다. ‘2% 부족할 때’라는 음료수는 출시후 ‘2%’라는 유행어를 만들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제품은 우리나라 숫자 마케팅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2%’라는 제품 이름은 인체내에서 수분이 2% 부족할 때 갈증을 느끼는 점에 착안해 상품명에 숫자를 넣었다고 한다. 이 ‘2%’라는 말은 이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조금 부족함이 있거나 모자랄 경우 사용할 정도로 널리 회자되고 있다.

 

이같은 숫자 마케팅 방식을 행정기관에서도 원용하고 있다. 한 번만 설명을 듣게 되면 개념정리가 쉽고 기억에도 오래 남기 때문에 행정기관이 주관하는 행사에는 제격이기 때문이다. 전주시가 이달 초 노인주간 행사때 부터 사용한 ‘123 실천운동’을 비롯 ‘1· 3세대 함께 희망의 걷기’ ‘1080콘서트’ 등이 바로 그것이다. ‘123실천’은 1년에 2가지의 세대공감 실천운동을 3세대가 함께 하자는 뜻이고, ‘1·3세대 희망걷기’는 1세대(어린이)와 3세대(노인)가 함께 걸으면서 세대간 ‘공유와 소통’을 이루자는 의미다. ‘1080콘서트’는 3세대와 1세대가 퓨전밴드를 구성해 음악을 공감하자는 행사다.

 

행정기관이 추진하는 일을 주민들이 쉽게 이해하는 일은 중요하다. 정책의지를 숫자로 표현하는 것도 변한 세상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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