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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의 업적, 친일 허물에 묻혀서는 안되죠"

올 미당문학제 '미당과 친일문학' 학술대회 마련한 윤재웅 동국대 교수

“미당의 업적 뿐 아니라 허물까지도 아울러 엄정하게 평가하는 것이 그분을 올바르게 기억하는 방식이 아닐까요?”

 

미당 서정주 시인(1914∼2000)이 70년 가까이 쌓아온 문학적 공(功)이 친일이라는 과(過)에 묻히고 폄하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윤재웅 교수(47·동국대 국어교육과). 윤교수는 동국대에서 미당에게 문학적 소양과 토대를 배운 제자이자, 미당의 작품을 탐구해 ‘미당 서정주’와 ‘서정주 시연구’ 등 책과 논문을 쓴 미당 연구가다.

 

매년 미당문학제를 통해 스승 추모에 앞장서온 그는 “미당의 제자이지만 스승의 공과를 공정하게 평가하고 싶다”면서 올해 문학제에 '미당과 친일문학'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중국 문화대혁명 당시 지식인들의 희생이 엄청났습니다. 등소평도 아들이 불구가 되는 아픔을 겪었죠. 하지만 등소평은 모택동을 평가할 때 그 유명한 ‘64론’을 이야기합니다. '잘못한 것이 4할이라면 잘한 것은 6할'이라는 것이죠."

 

미당에게도 등소평의 '64론'를 적용, 평가하는 사회문화적 분위기가 절실하다는 윤교수는 "미당의 친일과 친독재 문제를 덮자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며 특정 기간의 불행이 일생의 흠결처럼 확대되거나 평가하는 문제는 진지하고 냉정하게 생각해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미당시문학관에 대한 시설보수나 운영관리, 인적인프라 확대 측면에서 자치단체의 지원부족도 윤교수에게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윤교수는 “타지역보다 높은 역사의식을 지닌 고창의 지역정서상 대단한 업적이 있지만 도덕적 결함이 있는 미당에 대한 비판정신을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고향사람들이 미당의 감싸안고 시문학관에 대한 애정을 쏟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교수는 2000년 미당 타계전 두달여 동안 스승을 수발하며 말벗이 되어준 일화도 소개했다.

 

“선생님은 당시 문학을 ‘다른 사람이 하지 않은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예술인들에게는 ‘절대자아’가 필요하며 누구의 아류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윤교수는 당시 백석에 대한 평가를 비롯해 스승의 문학적 모토 등을 다양하게 들을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다고 귀뜸했다. 평생을 연구해도 끝없을 주제가 바로 미당이라고 밝힌 그는 당시 스승과 나눈 대화를 정리해 발표할 계획이다.

 

임용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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