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경기전의 아름다운 은행잎과 수야 떠올리며 안부전합니다

장향숙(시인)

수야님!

 

어느덧 가을이 다 온 듯 싶습니다.

 

늘상 흐리던 하늘이 맑게 트여서 멀리 인천항 너머 바다와 하늘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반짝거리는 물빛과 수평선이 참 이쁜 오늘.

 

미술실로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에서 시야가득 들어오는 투명한 하늘빛을 바라보다가 참 좋은 누군가가 가까이 온 것도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수야! 그 곳은 가을이 얼마만큼 왔는지요? 안내하시는 길 주변은 얼만큼 환한지요? 하는 일에 열성을 다하던 수야님이 떠오릅니다.

 

가볍기도 하고 진지하기도 한, 목적지를 잊지 않는 안내자의 모습.

 

붉은 색 기다란 머플러를 하고 방문했던 날, 펄펄 날리던 눈발과 아침의 상쾌한 공기 속에서 선명한 빛깔만큼이나 깨끗한 감수성 같은 것이 전해져 왔었지요.

 

지금도 여전히 차 한 잔 속에 ‘뜻대로 이루어지는’ 따끈한 이야기들을 담고 계시겠지요?

 

경기전의 선명하던 은행잎과 수야님이 만들어냈을 풍경들도 궁금합니다.

 

계절이 다 도착해서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는 것 같은 오늘, 온고을 전주와 뜻대로 사는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잘 보관된 그림책을 펼치듯 수야님을 떠올려 안부를 전합니다.

 

수야! 모든 것이 참 좋습니다.

 

/장향숙(시인)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국회·정당국회 산중위 전북정치권 공백…AI·에너지 현안 출혈 불가피

국회·정당국회, 내년도 예산안 종합정책질의 시작

사람들데이터로 도시를 짓다…전북 건축문화상 학생부문 대상 전주대 박인호 학생

정치일반李대통령, 울산 매몰사고 “인명구조에 가용자원 총동원하라”

정치일반전북, 1조 원대 ‘피지컬 AI’ 상용화 사업 전 실증사업 마무리 총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