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원(원불교 수계농원 교무)
덩샤오핑은 1979년 자본주의경제 국가의 상징이던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후 국민들에게 말했습니다.
검은 고양이던 흰 고양이던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다.
흑묘백묘(黑猫白猫) 론입니다.
색깔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쥐 잘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라는 뜻으로 원래의 불관흑묘백묘 조주노서 취시호묘(不管黑猫白猫 ?住老鼠 就是好猫)의 중국 속담을 줄인 말입니다.
이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경제만 살려 인민들이 배불리 먹고 살 수 있다면 그것이 제일이라는 주장으로 사회주의 이념으로만 모든 가치 기준으로 살아오던 중국국민들을 향해 이념에 집주하지 말고 어떤 방법이던지 경제를 살려내야 한다고 설득하기 위해 사용한 후로 유명해 졌습니다. 이렇게 해서 유명해진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은 중국경제 성장을 이끈 개혁 개방정책의 함축된 의미였습니다. 듣고 보면 합당한 것 같습니다. 쥐 잡는데 고양이 색깔이 무슨 기준이 되겠습니까?.
요즈음 사람들을 만나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을 이야기 합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던지 나라경제만 잘 살리면 된다는 것입니다. 인품은 조금 떨어져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더라도 능력이 더 우선이라는 것입니다. 정직하고 청렴하며 원칙을 중시하는 것 보다는 일자리를 많이 마련하여 주는 지도자를 더 원한다고 합니다. 대통령을 뽑는 것인데 왜 종교지도자를 뽑는 기준을 갖다 대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얼마나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고 경제가 어려우면 이러한 생각들을 할까 하지만 우리사회의 가치기준이 오로지 경제에 사로 잡혀 있다고 생각 하면 씁쓸합니다. 어쩌다 우리사회가 능력 있는 지도자와 사람의 기준이 돈 많이 버는 것으로 되었는지 말입니다. 국가 경영=경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발상입니다. 정치 경제 교육뿐만 아니라 분단된 민족의 특수 상황 등을 생각해 보면 국가 지도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새삼 백범 김구 선생님이 그립습니다. 우리 모두 백범선생님의 말씀을 마음속 깊이 새겨 보았으면 합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이러한 철학을 말하는 민족의 지도자가 아쉽습니다. 그것은 결국 우리 모두가 만드는 것입을 알아야 합니다. 쥐만 잘 잡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도둑고양이가 되어 우리를 혼란에 빠지게 한 경우를 겪어 왔기 때문입니다. 이제 대통령선거가 코앞에 다가 왔습니다. 짧게 보면 5년간 우리나라를 이끌어 가게 되지만 그 5년간은 5년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그 여파는 더 긴 세월을 갑니다. 우리의 안목이 필요 할 때입니다.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슬기로운 선택을 했으면 합니다. 백범 김구 선생님 같은 철학과 통찰력은 아니더라도 지도자로서의 철학을 요구하면 지금 시대에 맞지 않는, 황토구들방이나 짓고 다니는 고리타분한 교무목수의 욕심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안성원(원불교 수계농원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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