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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숭례문 유감(有感)

숭례문이 전소(全燒)되다보니 이것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도 착잡하다. 국보 1호를 잘 지키지 못한 자괴감마저 드는 것도 어쩔수 없다. 잿더미로 변해버린 숭례문 앞에서 음식을 차려놓고 애도의 뜻으로 절을 하는 시민들이 많다고 한다.

 

이렇듯 시민들의 분노와 자괴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서울 중구청 공무원들은 예상외의 발빠른 순발력을 발휘하여 도시 미관과 안전상의 이유를 내걸고 숭례문 주위에 가림막을 쳤다고 한다.들끊는 시민들의 분노에 중구청 공무원들은 아마 신변상의 어떤 위기감 마저 느꼈던 모양이다.

 

시민들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라는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없다. 우리 공무원들이 그 정도로 시민들 안전을 알뜰 살뜰 챙기지는 않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숭례문 화재현장을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며 가리막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아픈 과거를 통해 미래의 교훈으로 삼고자 할만큼 성숙한 시민의식이 돋보이고 있다. 미국은 9.11 테러로 뉴욕의 세계무역 센터가 붕괴한뒤 그 자리를“그라운드 제로”라고 이름짓고 1년동안 사고현장을 보존했다.미국은 지금도 아브라함 링컨이 암살 당한 현장을 보존하고 있다.

 

독일도 유태인 박물관을 만들어 광기에 사로잡혔던 나치의 유태인 대학살을 자국민과 전세계에 알리면서 반성하고 있다. 숭례문 화재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하자 모 중앙 T V 방송은 숭례문을 국보 1호라고 칭하는 것은 국보중에서 최고라는 뜻이 아니라 단순한 일련 번호에 불과하다고 방송을했다. 숭례문이 시민들이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큰 보물은 아니다 라는것을 암시 하므로써 숭례문 화재는 참여정부의 큰 과실이 아님을 내비치고자 한 것으로 보였다.그런식의 방송으로 국민들을 혹세무민(惑世誣民)하겠다는 자체가 넌센스중의 넌센스이다.

 

문제는 숭례문이 국보 1호로써의 가치 유무(有無)를 떠나서 이미 우리국민들 가슴속에 국보 1호로써 우리 전통과 문화의 상징적 존재로써 자리 잡아왔다는 점이다.숭례문 화재후 중구청 공무원들이나 모 중앙 T V 방송국의 행태를 보면서 씁쓸한 유감을 느끼지 않을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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