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22 07:50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데스크창
일반기사

[데스크窓] 박재승 신드롬 - 권순택

권순택(정치부 부장)

‘저승사자’ ‘쿠데타 공천’ ‘공천 포청천’

 

요즘 박재승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을 일컫는 닉네임이다.

 

“비리 전력자의 예외 없는 공천 배제” 이 한마디로 정치문외한 박재승이 국민적 스타덤에 오른 것이다. 이른바 ‘박재승의 난(亂)’으로 불린 이 공천 기준으로 DJ의 아들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을 단 칼에 잘라내면서 한국 정치판에 일대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구정물 통같은 정치판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 ‘공천 특검’ 박재승.

 

원칙주의자라는 것은 이미 알려졌지만 과연 얼키고 설킨 정치판에서 얼마나 자기 소신과 원칙을 지켜낼지 관심사였는데 그의 서슬퍼런 강단에 정치 9단들마저 숨을 죽인채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다.

 

이제 정치 불신과 혐오감에 차 있던 국민들의 눈과 귀는 온통 박 위원장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 그의 거침없는 언행에 국민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내고 있다. 정치판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과 인터넷 공간에서도 '공천 특검' 박재승이 단연 화제다.

 

누리꾼들 사이에 박 위원장과 공심위원을 지지하는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롤 케이크와 박카스 등 격려 선물도 답지한다고 한다.

 

한 여론조사에선 국민 10명중 9명(89%)이 “박재승 위원장이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선 대통령보다 그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높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국민들은 지금 10년 묵은 체증이 한꺼번에 내려가는 통쾌함을 느끼고 있다. 술수와 배신, 권력욕에 눈 먼 정치판에 염증을 느껴온 국민들은 박위원장의 언행에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가히 '박재승 신드롬'이라 할 수 있다.

 

며칠전 한 라디오에 출연한 박 위원장은 “선량한 국민들은 우유 하나라도 구멍가게에 가서 훔쳐 먹으면 징역을 살게 된다. 그러면 공직에도 들어 갈수 없다”면서 “그렇지만 정치인들은 수십억 수천억씩 그렇게 해도 대통령이 사면해 버리니까 바로 다음 선거에 나가서도 당선된다. 이러니 국민들이 정치를 불신할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우리 현실을 있는 그대로 적시한 지적임에도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 오는 이유는 뭘까. 그 해답은 우리 정치판이 너무 썩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그 썩은 곳을 도려내려고 ‘공천 특검’이 메스를 들이대고 있다.

 

그동안 거래와 협상을 통한 계파 안배와 나눠먹기, 밀실과 정략공천 등 과거의 정치관행을 타파하고 한국 정치에 새로운 공천시스템을 실험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박재승 공천혁명’이 꺼져가는 통합민주당을 되살려내고 있다. 대선 참패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던 민주당에 다시 국민적 관심이 쏠리면서 민심을 끌어 안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박재승의 공천혁명은 이제 시작이다.

 

‘비리전력자 공천 배제’라는 기준과 원칙만 정해 졌을뿐 아직 국민 앞에 옥석을 가려내 선보이지 않았다. 특히 민주당 쇄신공천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호남 물갈이와 관련, 민주당 공심위는 최소 30%의 현역의원 교체라는 가이드라인만 제시해 놓은 상태다.

 

이번 주중 호남공천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공심위가 얼마나 민심에 부합된 인물을 내세울지, 과연 개혁공천에 걸맞는 인선 결과가 나올지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정치의 참신한 충격을 던져준 ‘박재승 신드롬’의 국민적 감동이 계속될지 자못 기대가 크다.

 

/권순택(정치부 부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순택 kwon@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