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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게 '신중함' - 엄철호

엄철호(익산본부장)

'한비자'의 '설림편'에 보면 '각삭지도(刻削之道) 비막여대(鼻莫如大) 목막여소(目莫如小)'라는 문장이 나온다.

 

이는 사람의 얼굴을 조각할 때에는 코와 눈을 처음엔 작게 시작해야 잘못됐을 경우 나중에 크게 할 수 있다는 말로 풀이된다.

 

곧, 모든 일은 그 처음부터 신중히 생각하고 시작하라는 속 깊은 충고다.

 

노자의 '도덕경'에서는 이를 '신종여시(愼終如始)'라 한다.

 

일의 마지막에도 처음과 같이 신중을 기하라는 거듭된 충고다.

 

우리의 속담에도 사려깊지 못한 행동에 앞서 신중을 기하라는 충고가 있다.

 

'아는 길도 물어 가라'했고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 등이 우리에게 전하는 충고다.

 

그럼 어떨 때 용기를 내고, 또 어떨 때에 신중함을 기해야 하는가.

 

그 선택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린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네 인생은 늘 자기 갈등일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된다.

 

지금 익산에는 각종 민원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지난 한해동안 접수된 민원만도 무려 400여건에 달한다.

 

하루 평균 1건이 넘는 민원이 제기된 셈이다.

 

올들어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달까지 100여건이 넘는 민원이 제기된 가운데 5인 이상 다수인 민원도 50여건에 달하는 등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상대적 낙후 탈피에 숨가쁜 발걸음을 옮겨야 하는 익산시로써는 무척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수 없다.

 

상당수의 민원이 토지보상과 하천, 도로, 교량, 가설 등의 생활불편에 이르고 있지만 일부의 집단 민원은 시책 사업을 발목잡기 위한 집단이기주의로 볼수 있는 막무가내식 민원도 종종 눈에 띄고 있어 행정과 뜻있는 시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나 집단민원의 경우 주민소환제를 들먹이며 단체장을 압박하고 있는 형태마저 마다하지 않고 있으니 주민간 반목과 병폐가 과연 어느정도 심각하진 새삼 실감케하고 있다.

 

급기야 익산시가 최근 칼을 빼고 나섰다.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는 일부 민원에 대해 집단이기주적 발상으로 간주해 강력한 법적조치강구 등 초강수를 들고 나선 것이다.

 

시급히 현안 문제를 해결하고픈 심정에서 이렇게 나올수 밖에 없었던 극약처방에 대해 십분 이해 된다.

 

하지만 초강수 제시에 앞서 민원 주민들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설득과 이해를 구하여 지역 발전을 위해 다같이 한 몸으로 나섰으면 어떠 했을까 되 짚어 본다.

 

물론 원칙없이 행정의 기반을 흔드는 일부 주민들의 집단 이기주의적 행동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

 

분명 그에따른 책임을 물어 지역발전을 저해하고 지역 이미지를 깎아먹는 행동에 대해서는 전체 시민의 이익을 앞세워 철저히 배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익산시의 이번 선택을 지켜보고, 일부 집단 민원인들의 이기주의적 밀어붙이기식 행동을 바라본 많은 뜻있는 시민들은 양 측의 이같은 평행선 선택이 결코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용기있는 행동으로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음을 가슴 깊게 되새겨 앞으로의 선택과 행동에 보다 신중해지길 바란다.

 

'이솝우화'에서 여우가 염소에게 소리친 말이 혹 도움 될까하여 다시한번 한마디 한다.

 

"뛰기 전에 다시한번 앞뒤를 조심해서 보라!"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것이 바로 신중함이다.

 

/엄철호(익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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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철호 eomc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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