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삼(군산대학교 해양과학대학 교수)
지금 돌이켜 보면 1999년 가을 새만금사업을 갑자기 중단하고 민관합동조사단을 만들어 새만금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한 것은 참으로 용기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미 10년 가량 시간이 지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민관합동조사단은 새만금사업의 수질, 갯벌 그리고 경제성에 대한 문제점을 심각하게 고려하여 가능한 모든 대책을 제시함으로써 새만금사업을 반석위에 올려놓았다. 비록 환경단체는 이에 반발하여 다시 법적인 투쟁을 하였지만 대법원에서 새만금사업은 합법적인 절차에 따른 행정행위로 인정함으로써 사업이 계속될 수 있었고 작년 말 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까지 재정되었고,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원회에서 새만금TF를 만들어 사업의 구체적인 추진방향까지 모두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도 지정됨으로써 도민들은 "이제야 진짜 되는구나" 하고 기대가 한껏 고무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가 현실로 되기 위하여 새만금호소의 수질을 잘 유지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지저분한 호소에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고 악취가 난다면 관광이니, 외자유치니 하는 것은 모두 허사이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한 민관합동조사단에서 제시한 수질의 관리방안의 핵심은 수질 개선과 수량확보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수질 개선은 만경강과 동진강유역에 산재해 있는 축산폐수의 유입에 의한 오염을 저감하는 것이 가장 핵심이며, 도시하수는 관거를 빨리 정비하여 하수처리장으로 오는 과정에서 옆으로 새지 못하도록 하수도를 빨리 확충하는 것이다. 이렇게 한다면 수질은 확연하게 개선될 것이고 벌써 만경강은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수량이다. 아무리 수질이 개선되어도 수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새만금 호소 내에서 물이 오래 머물게 되기 때문에 수질이 악화되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더구나 일년 중 가뭄 시기나 초여름에는 수질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비가 오지 않고 수온은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럴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충분한 수량을 공급하여 새만금호소의 물을 개량해 주는 것이다. 이는 가장 경비가 적게들고 자연친화적인 방법이다. 따라서 금강에서 도수로를 만들어 만경강 상류로 희석수를 도입하는 것은 이미 2000년 민관합동조사단 보고서에서도 그 필요성이 인정되어 2001년 정부조치계획에 새만금호소 수질대책으로 채택되었다. 문제는 동진강은 희석수를 도입할 마땅한 수원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금강에서 도입하는 희석수의 양을 증가시켜 만약에 대비하여야 한다. 혹자는 금강의 물을 도입하면 금강하구의 수질이 악화된다고 걱정하고 있다. 일견 이해는 가지만, 비록 우리가 현재 계획과 같이 금강희석수를 도입하여도 금강 총유량의 9.6%에 불과하므로 금강하구의 수질악화에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새만금호소의 수질을 위하여 금강희석수가 필요한 것은 상식이다. 빈대가 무서워 초가삼간을 태우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UN이 정한 물부족국가로, 수자원 중요성이 더욱 절실한 입장에서 금강의 물이 연중 12% 밖에 사용되지 못하고 88%가 바다로 그냥 나간다니 이는 너무 아까운 일이다. 특히 새만금호소의 수질 개선을 위하여 하수처리장은 수십개 만들면서 수량 확보를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이는 바보짓이다. 지금과 같은 고유가 시대에 우리 천연자원을 하나라도 아껴 사용해야 한다. 금강 하구언은 수천억원이 투자되었다. 만약 금강희석수를 최대한 도입하여 새만금호소의 수질 개선에 사용하지 않는다면 이는 후손에게 비웃음을 받는 일이 될 것이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새만금호소의 수질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은 새만금사업의 성공을 담보하는 길이다. 이를 위해서는 금강물을 끌어들여 새만금호소의 수질을 개선하는 것이 새만금사업을 성공시키는 지름길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양재삼(군산대학교 해양과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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