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스포트라이트'·SBS '물병자리' 등 출연
"텔레비전만 틀면 제가 나온다는 말을 들었죠. 몸은 힘들어도 기분은 좋았습니다. 그만큼 불러주는 곳이 많다는 이야기니까요." 탤런트 김정욱(28)은 1990년대 MBC 청소년 드라마 '나'와 KBS '학교'로 큰 인기를 모았다. 10대 팬의 열렬한 지지를 얻으며 '청소년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아역 이미지를 벗고 싶다"며 2002년 군에 입대한 이후 연기 인생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대작 영화 '9시 뉴스'에 캐스팅됐지만 제작이 늦춰지면서 다른 작품의 출연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그는 2005년 SBS '해변으로 가요'와 2006년 MBC '환상의 커플'에 출연하면서 재기의 기회를 노려야 했다.
최근 들어 김정욱의 연기 행보가 무척 빨라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SBS 아침 드라마 '물병자리', MBC 수목 미니시리즈 '스포트라이트'에 출연하고 있는 그는 지난달 말 종영한 KBS 시트콤 '못 말리는 결혼'이 방송될 때는 시간대, 방송사, 장르를 달리한 세 작품에서 동시에 얼굴을 비쳤다.
이에 대해 그는 "원래 한 작품씩만 출연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최근 이를 바꿨다"면서 "연기자로 완전히 자리 잡을 때까지는 가리지 않고 많은 작품에 출연할 생각인데 연기는 쉬지 않으면 굳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못 말리는 결혼'에서는 엘리트 출신이지만 술만 먹으면 인사불성이 되는 호텔 지배인으로 등장했고, '물병자리'에서는 한 여자를 뜨겁게 사랑하는 폭력 조직의 중간 보스로 출연하고 있다. '스포트라이트'에서는 방송사 사회부 기자 서우진(손예진분)의 오빠이자 신문사 기자로 얼굴을 비치고 있다.
"'물병자리'에서는 애초 평범한 '양아치'역이었는데 멋있는 중간보스 역으로 변했어요. '못 말리는 결혼'에서는 주사 부리는 연기 덕분에 처음보다 비중이 많이 늘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연기는 만들어가는 매력이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됐어요." 특히 '스포트라이트'에 출연하면서는 기자들의 세계를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 그는 "특종을 위해 뛰는 기자들의 열정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면서 "예전에는 인터넷에서 연예 기사만 찾아 봤는데 요즘은 사회면과 정치면 기사도 많이 읽는다"고 설명했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2월에는 교통사고로 부상을 입는 바람에 촬영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 사고 때문에 작품 세 개를 모두 다 못할 뻔 했어요. 사고 후 잠시 입원한 후 다행히 촬영에 임할 수 있었지만 허리 디스크는 심해졌죠. 척추 5-6번 뼈의 연골이 얇아졌다고 하더라고요. 가끔 허리보호대를 하며 촬영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그는 또 최근 연기 외적인 에피소드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미니홈피에 오른 친누나의 미모에 네티즌이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고, 'K-1 스타' 최홍만과의 동거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미국에 살고 있는 누나는 임신 중인데, 최근 화제에 대해 상당히 부담스러워하고 있어요. '조용하게 살고 싶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홍만이는 제가 1999년에 진행한 KBS '강력추천 고교챔프'에 출연한 인연으로 친해졌죠. 올 초부터 한 집에서 살고 있는데 두 사람의 성격이 온순한 편이라 서로 편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어 앞으로의 연기활동 계획에 대해 "코미디와 정극을 불문하고 여러 장르에서두루 훌륭한 연기를 펼치는 신구 선생처럼 길게 활동하고 싶고, 맡은 배역에 맞춰 영혼과 눈빛이 모두 바뀌는 듯한 숀 펜 같은 연기도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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