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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워킹맘의 고단한 일상, 안 겪어본 사람은 몰라요

못다한 엄마노릇 죄책감속…'육아·교육 스트레스' 겹겹

김민정씨(32·전주시 효자동)는 전주시내에서 작은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옷가게는 이른 아침 8시 반에 문을 열어 밤 10시 반이 돼야 문을 닫는다. 남편도 야간 근무를 하는 직업이다 보니, 결국 김씨 부부의 선택은 아이를 시댁에 맡기는 것이었다. 그렇게 아이와 떨어져 지낸지 벌써 4년 째.

 

하지만 하루 일과가 너무 늦은 시간에 끝나다 보니, 그녀가 아이를 볼 수 있는 날은 한 달에 두 번 있는 휴일날이 전부다. 김씨는 단 이틀의 시간동안에 아이에 대한 미안함을 보상해주려 하게 된다. 특히 방학때엔 되도록 아이의 요구는 다 들어주고, 조금 떼를 쓰거나 어이없는 행동을 해도 '부모와 떨어져 살아서 그렇겠거니' 하면서 넘어간다. 시댁에서는 둘째 아이를 낳으라는 얘기도 하지만, 하나도 어쩌지 못하는 처지라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그래서 아예 올 연말에는 돈을 더 모아서 시댁과 살림을 합칠 계획이다.

 

10년째 직장에 다니고 있는 송진아(36·전주시 삼천동)씨는 매일 어린이집과 친정을 번갈아가며 아이들을 '나르고' 있다고 한숨이다. 아직 어린 아이를 무작정 아무에게나 맡길 수도 없고, 또 입주보육교사를 구하자니 비용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심지어 아이 맡길 데가 없어서 서신동에 사는 친구 집에 아이를 들쳐 업고 가기도 했다.

 

그렇다고 당장 아파트 대출금이며, 아이에게 들어가는 교육비를 생각하면, 직장을 그만 둘 수도 없다.

 

지금껏 쌓아온 경력이 아까워서라도 선뜻 일을 못 놓겠다는 그녀다. 그래서 한번은 부안에 있는 시댁에 아이를 맡겨도 보았단다. 눈물을 머금고 아이를 맡긴지 채 이주도 안돼서 덜컥 시어머니의 병환소식이 들렸다. 그러자 시어머니가 편찮으신 게 마치 아이를 보느라 그리 되신 것인양 시누이들이 눈치를 주더란다. 정작 시누이들의 네 아이는 시어머니 손에서 컸으면서도 말이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서운한 마음이 절로 난다.

 

전북 마음사랑 병원 백소영 진료과장은 "방학동안 스트레스로 병원을 찾는 주부들이 많다"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육아와 교육으로 인한 잦은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말했다.

 

백과장은 "워킹맘의 경우 전업주부보다 스트레스 심해 아이에게 전적으로 잘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이 크다 보니 보상심리로 아이에게 무조건 잘 해주려는 경향이 있다"며 "엄마뿐 아니라 아이까지 망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듯 우선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 좋다는 것.

 

또한 애가 전부가 아니라 부부위주 가정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 위주의 가정, 교육이 이뤄지다 보면, 정상적인 가정의 형태를 포기하는 경우까지 온다는 것.

 

백과장은 "엄마들의 정신 건강이 곧 아이들의 정신건강까지 이어진다"며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짬짬이 자기 계발에 시간을 쏟으라"고 권했다.

 

/이지현(여성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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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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