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페식 레스토랑서 귀족파티…가정형편 어려운 아이들에겐 박탈감만
김모씨(37·전주 삼천동)는 아이가 친구 생일파티에 간다기에 데려다주다 깜짝 놀랐다. 마트 앞에 30여명의 아이들이 무리지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 일부 엄마들은 아이들과 함께 생일파티에 따라 나서기도 했다. 파티는 차량까지 지원되는 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뷔페식으로 화려하게 치러졌다. 김씨는 돌아오는 아이 생일파티를 치를 생각에 한숨부터 나온다고 전했다.
이모씨(38·전주 서신동)는 고민끝에 아이 생일 파티를 집에서 치르기로 했다. 밖에서 하면 좋겠지만,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아서다. 대신 집으로 초대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자와 치킨 등을 배달시키고, 필요한 간식은 만들었다. 20만원 이상 들었지만, 일년에 한번 뿐인 생일잔치로 인해 아이를 주눅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
일부 아이들 생일파티가 어른들 생일파티 못지 않게 호화판으로 치러지고 있어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고 있다.
생일파티에 일부 아이들만 초대하면, 왜 우리아이는 빼놓고 초대하느냐며 목소리 높이는 엄마들 때문에 반 아이들 모두를 초대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게다가 놀이 시설, 차량까지 갖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뷔페식으로 치르는 아이들로 인해 부모들은 말 못할 경제적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이모씨(37·전주 평화동)는 "아이 생일이 다가오는데, 안할 수도 없고, 하자니 얇아진 지갑때문에 고민이 많다"며 "아이가 실망시켜주고 싶지 않아 최대한 줄여서 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성인 어른 생일잔치 비용보다 2∼3배 비싼 20∼50만원까지 깨진다는 것.
이런 부담감 때문에 생일이 인접해있는 아이를 둔 학부모들이 합동으로 생일잔치를 여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박모씨(35·전주 서신동)는 "패밀리 레스토랑은 너무 비싸고, 30여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집으로 초대하기에도 좁아, 학교 인근 공원에서 음식을 불러서 파티를 열었다"며 "바로 옆에 있는 놀이터에서 놀도록 하고, 간식을 챙겨주면서 비교적 거품을 뺀 생일잔치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아이들 기를 살려주는 것도 좋지만, 파티조차 열지 못하는 형편의 부모들도 있다"며 "생일잔치조차 상대적 박탈감을 갖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휘둘려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기보다 아이들에게 집안의 경제적 상황을 설명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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