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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축제 제대로 만들어라 - 권순택

권순택(제2사회부장)

역시 축제의 계절이다.

 

시·군마다 온갖 축제로 북새통이다. 전북 뿐만 아니라 전국이 축제장이다. 가을의 풍성함이 잔치자리를 더 들뜨게 만든다.

 

하지만 넘쳐나는 축제로 인해 어디로 발길을 두어야할지 고민이다. 요즘 주말이면 도내에서 보통 2~3곳 정도 축제마당이 열리고 있다. 전북에서 매년 열리는 축제만 해도 줄잡아 80여개에 달한다. 새로 생겨나는 크고 작은 문화행사를 포함하면 이를 훨씬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는 문화체육관광부 자료목록에 오른 축제만도 1300여개가 넘는다. 가히 '축제공화국'이라 할 수 있다.

 

난립하는 축제로 인해 동네잔치 수준에 그치는 축제도 허다하다. 축제로 뜬다하니까 너도나도할 것 없이 축제에 올인한다.

 

가장 흔한 것이 지역 농산품 축제다.

 

고추 사과 복분자 산머루 포도 수박 딸기 햇감자 고구마 허브 청보리 메밀 도라지 송이 천마축제 등등 도내에서만도 20여 종류가 넘는다. 꽃 관련 축제도 적지 않다. 코스모스 구절초 벚꽃 진달래 국화 연꽃 백련 자생란 자생화 야생화축제 등 10여 가지에 이른다. 춘향 흥부 논개 서동 등 인물관련 축제와 한지 돌 치즈 보석 고로쇠 등 특산품 축제도 줄을 잇고 있다.

 

'오죽하면' 동네잔치라도 열겠느냐 라는 푸념도 나온다.

 

지역을 알리고 농특산품을 판매할 수단과 방법이 없기 때문에 동네잔치라도 열어보겠다는 심산이다.

 

그렇지만 자치단체에서 지원하고 축제 주체들이 투자하는 돈에 비해 그 성과는 미미한 게 현실이다. 축제가 끝나면 축제 주체들은 나름대로 성과를 분석해 제시한다. 방문객이 적게는 수만에서 수십만 명이 다녀갔다, 지역경제유발 효과는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에 달한다는 등등. 하지만 지역주민의 체감경기는 전혀 나아진 게 없다. 되레 부풀리기 숫자놀음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문제는 축제에 주민이 없다는 것이다.

 

대게 지역축제가 관주도로 운영되거나 관변 민간단체가 추진 주체가 되기 때문에 지역과는 상관없는 축제, 지역주민과는 별개의 축제로 치러진다. 여기에 기획사가 모든 행사 이벤트를 기획, 주관하고 외지상인들이 축제장을 점령하는 바람에 왜 축제를 열었는지 그 정체성마저 의문이 생긴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강원도 화천 산천어축제가 짧은 기간에 대박을 터뜨린 것은 철저히 지역민이 축제의 주체로 나섰기 때문이다. 기획사나 별도 외부인력을 쓰지 않고 주민들이 직접 축제 준비와 기획 운영 홍보 도우미활동 등에 나선결과, 푸근한 농촌 인심과 산천어잡기 체험이 맞아 떨어지면서 대표적 겨울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축제는 특히 즐거움이 필수다. 보는 즐거움, 먹는 즐거움, 느끼는 즐거움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브리질의 전통 춤 축제인 리우 카니발과 독일 뮌헨의 맥주축제인 옥토버페스트, 일본 삿포로의 눈축제가 세계 3대 축제로 우뚝 선 것은 모두 펀(fun·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축제가 성공하려면 컨텐츠의 차별화도 필요하다. 도내에서 치러지는 축제 대다수가 대동소이하다. 행사내용과 프로그램도 천편일률이다. 그러다보니 축제의 특색도 재미도 없다. 함평 나비축제나 보령 머드축제처럼 컨텐츠의 차별화와 함께 축제의 세계화가 성공의 필수조건이다.

 

여기에 축제와 비즈니스의 접목이 핵심이다. 축제의 궁극적 목표는 경제효과 창출에 있다. 얼마전 장수 한우랑사과랑축제때 불과 4일만에 한우 120마리가 현지에서 소비돼 7억상당의 매출을 올린 것은 그 성공 가능성을 엿보이게 했다. 준비한 한우가 모자라 1인당 판매량을 1200g(2근)이하로 제한했다는 후문이다.

 

시작은 미약할지라도 제대로 된 축제를 통해 대박을 터뜨리길 기대한다.

 

/권순택(제2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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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kwon@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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