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독립영화제 개막식 참석 고영재 (사)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총장
"독립영화요? 에너지가 느껴져야 하죠. 어정쩡하면 상업영화와 별 차별성이 없어요. B급 영화에서는 B급다운 에너지가 느껴져야죠."
온 몸에서 '독립영화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는 고영재 사단법인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총장(39). '2008 전북독립영화제' 개막작 '궤도(감독 김광호)' 프로듀서로 28일 개막식을 찾은 고 사무총장은 "요즘은 영화도 어딜가나 어렵다고 한다"며 "위기여서 인지 다들 절박한 심정으로 영화를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번인가를 제외하고는 시민영화제였던 1회때부터 줄곧 왔었던 것 같아요. 외형만 보고 영화제 성장 정도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모두가 서울로 갈 때 지역에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역량을 모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죠."
그에게 전주는 익숙한 곳이다. 독립영화제의 전신인 '전주시민영화제'를 탄생시킨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필름워크숍 강사로 1회부터 5회까지 참여해 왔다. 고 사무총장은 "개인적으로는 지역에서 영화인들이 꾸준히 활동할 수 있도록 환경이 마련되고 지원이 가능할 때 영화제가 성장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런 면에서는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냉정하게 말하면 과거에는 독립영화가 곧 학생영화였습니다. 그나마 대학에는 기자재가 있었으니까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역에서는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당장 장비가 없으니까 막연한 환상에 의지한 채 서울로 올라갈 수 밖에 없죠."
고 사무총장은 "지금은 전주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학생들이 만든 영화는 '그냥' 드라마"라며 "영상세대들이라 화면도 좋고 이야기도 되지만, 거기서 끝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독립영화제에 올 때마다 '온고을섹션(전북을 기반으로 만든 영화 상영)'을 한편씩 보고 간다며, 8년 전 만들어진 영화들은 화면 질감이나 편집, 리듬감에 있어서도 도전적이었지만 지금은 장편을 찍기 위한 포트폴리오에 그치는 것은 아닌지 아쉽다고 덧붙였다.
고 사무총장은 전라북도가 많은 예산을 들여 추진했지만 단기성으로 끝나고만 NCN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다. 그는 "적은 돈이 아닌데, 보고 나면 화가 나는 영화들이 있다"며 "눈에 보이는 유명한 감독들이 전주에 와서 촬영했다는 게 전부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궤도'는 연변 최초의 장편 독립영화입니다. 김광호 감독은 연변에서는 엘리트 감독이라고 할 수 있지만, 스태프 전원은 연변의 조선족 동포로 구성됐습니다. 지역의 감독들이 전주에서 독립영화를 만드는 이유와 같을 것 같아요. 이 곳에 영화적 역량이 쌓여야 하니까요."
'시점과 장애인 정서에 관한 낯선 영화'. 그는 "출연하는 배우도 화려함이 없어 생활인 같다"며 "어떠한 블록버스트 보다도 어쩌면 더 편안한 영화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에서 발굴한 감독들, 발목 잡으면 됩니다. 지역에서 스타도 만들어주면서 격려해 주면 떠나지 않고 책임감 가지고 일할 수 있습니다."
고 사무총장은 '독립영화전용관 만들었을 때 상영할 영화나 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반대로 감독들은 영화를 만들 때 상영할 곳이 없을까봐 걱정한다며, 공간이 생기면 자신있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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