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강사 박시완 개인전 내달 5일까지 우진문화공간
"나에게 있어 얼굴은 정신이라는 비물질을 표출하는 하나의 물질로 인식된다."
절대 비슷할 수 없는 것이 예술이지만, 문득 뭉크의 '절규'가 떠오르는 그림이 있다.
11월 5일까지 우진문화공간에서 열리고 있는 '박시완 개인전'. 짧은 마주침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이 그림의 주인이 서양화가 박남재 선생의 아들이란 걸 알게 된다면, 전혀 다른 작업 스타일에 다시한번 놀라게 된다.
"조금 더 가볍고 세련되고 재미난 주제에 대한 욕망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 스스로 융통성이 없어서 인지 딱히 새로운 게 생각나지 않더군요. 기존의 것이라도 파고들 수밖에 없었죠."
박씨는 "얼굴과 정신을 연결하는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에서 조형적 가능성의 탐구가 작업의 중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의 정신성이 예술행위 과정을 거쳐 물리적 형태로 변환되기 위한 보다 효과적인 접근방법의 필요성을 느껴왔다"며 "그에 대한 고민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으로 귀결됐다"고 덧붙였다.
"그림을 시작했던 초기에는 극히 정제되고 정확한 묘사력이 요구되는 극사실주의였죠. 당시에는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결과에도 항상 허전해 하며 무엇인지 모를 파괴적 충동으로 가득 찼던 것 같아요. 솔직히 사실주의 옷을 벗어버린 지금도 충동적인 무의식과 그것을 억누르고 잘 정형화하려는 의식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죠."
박씨는 "자아와 초자아의 억압을 받는 무의식적이고 동물적 본능인 원초아는 예술을 통해 발현될 때 비로소 그 온전한 에너지를 활용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그림을 통해 원하는 것은 인간의 원초아에 해당하는 리비도(libido)와 타나토스(thanatos)의 표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1992년 원광대를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다시 학사과정을 밟아 석사까지 마쳤으며, 현재는 경기도 분당에 거주하며 모교에 출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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