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봉호(군산본부장)
중국 동진(東晉)의 학자 원굉(袁宏)은 삼국시대의 탁월한 신하 20명의 업적을 찬양하는 글을 쓰고 "좋은 말을 가릴 줄 아는 명마 전문가 백락(伯樂)을 만나지 못하면 천년이 지나도 천리마하나 생겨나지 않는다"는 서문을 붙였다.
그리고 어진 군주와 지혜가 뛰어난 신하가 만나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이같이 적었다.
"만년에 한번 기회가 온다는 것이 인생의 철칙이다. 그러니 어진 군주와 지혜로운 신하가 만나는 것은 천년에 한번 이뤄져도 다행이다. 그렇게 만나면 기뻐하지 않을 수 없고 그런 만남이 끝나면 슬퍼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서 유래된 고사성어가 천재일우(天載一遇)다.
천년에 한번 만나는 좋은 기회를 일컫는 말이다.
로마 속담의 '지금하지 않으면 영원히 못한다(Now or Never)'와 같은 의미다.
새만금내부 산업단지등 새만금 내부라는 거대한 투기장이 마련된 현재 군산항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 천재일우의 기회가 찾아왔다.
군산항 준설토만 새만금 내부개발의 매립토로 활용한다면 군산항의 최대골치거리인 수심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강하구에 위치한 군산항은 많은 예산을 퍼부어도 수심이 개선되지 않아 중앙부처공무원들로부터 천형(天刑)을 받은 항구라고 서자(庶子)취급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지난 2001년부터 올해까지 8년동안 군산항의 준설을 위해 쏟아 부운 국가예산만도 1157억원에 달하고 있으나 수심은 오히려 4.5m∼6.5m로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퍼내는 양보다 밀려 매립되는 양이 더 많기 때문이다.
낮은 수심으로 컨테이너선박의 취항이 어렵게 되는등 큰 선박이 드나들지 못하고 항로가 개발되지 않아 활성화가 되지 못해 군산항은 현재 신음하고 있다.
인근의 산업단지내 입주기업들은 항만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부산이나 광양항등 다른 항만을 이용해야 하는등 물류비용부담을 겪음으로써 군산은 물론 전북의 대외적인 경쟁력이 뒤쳐졌다. 이것은 지역낙후의 주된 요인이 됐다.
이같은 현실속에서 새만금 내부개발에는 엄청난 양의 매립토가 요구된다.
내부산업단지의 조성에 1억여㎥등 최근 농지비율을 줄이는 방향으로 토지개발기본구상이 변경, 확정되면서 새만금 내부전체개발에는 종전 3억여㎥보다 2배이상많은 7억여㎥의 매립토가 필요하게 됐다.
바다나 육지쪽에서 이같이 많은 양의 토사를 확보하려면 환경파괴, 어장황폐화, 생태계변화, 해안선침식은 물론 중국과의 외교마찰까지 우려되고 있어 상황이 좋지 않다.
유일한 대안은 군산항의 준설토를 활용하는 길밖에 없다.
군산항에서 준설, 1억여㎥의 매립토만 활용한다면 군산항의 수심을 현재 6.5m에서 16m, 3억여㎥만 활용하면 최대 20m까지 확보가 가능하다. 군산항의 최대골치거리를 해결할 수 있다.
전북 유일의 물류 젖줄인 군산항이 살아 난다면 전북경제에 젖을 줌으로써 활기를 띠게 할 수 있다.
정부는 물론 전북도와 새만금· 군산경제자유구역청은 새만금 산업단지의 원활한 조성과 함께 군산항을 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알아보는 명마 전문가인 백락이 돼야 한다.
근본적인 수심문제를 해결치 않고 군산항의 활성화를 위해 백날 세미나를 개최하는등 소리를 외쳐 보았자 의미가 없다.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군산항 활성화의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안봉호(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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