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이 월간 문예지 '문학사상'에 연재하던 1970년대의 일기 '바람의 기록'이 23회를 끝으로 연재를 마무리했다.
27일 출간된 '문학사상' 12월호에는 1976년 5월10일부터 6월16일까지 쓴 일기 '바람의 기록 23'이 마지막으로 수록됐다.
지난해 1월호부터 2년간 연재된 '바람의 기록'은 1974년 3월부터 2년 여 동안 고은 시인의 일상과 동료 문인들과의 교류, 시대적 고민까지를 진솔하게 보여줬다.
이번 호에 실린 일기에는 "60년대 말 70년대 초 동성연애로 오해될 만큼 하루하루를 함께 보낸" 소설가 최인훈의 귀국과 민음사 '세계의 문학' 창간, 김지하 공판 등을 둘러싼 시인의 일상이 담겼다.
"4년 만에 귀국한 최인훈이 왔다. 껴안았다. 그래 미국 어땠어? 미국, 천국이야 하고 인훈이 반농으로 말했다. 내가, 여기도 유신천국이야 하고 말했고 서로 쓰겁게 웃었다."(5월12일)
'시'와 '문학'에 대한 시인의 끊임없는 고민도 확인할 수 있다.
"집에 왔다. 시가 또 나왔다. 시가 자꾸 나온다. 무섭다. 자칫 벼랑 끝 바다에 추락하는 무서움이다. 아기의 우물가 위험이다. 시는 환희의 뒤쪽에 웅크린 공포이다"(6월3일)
"도통한 시 하나 나왔다. 바보들은 이런 시를 허세라 하겠지. 불쌍한 놈들이다. 이백이나 선의 게송을 통 맛 못 보는 것들이 무슨 시를 안다 하겠는가. 시는 풍경과 내면 묘사의 말재롱으로는 안 된다. 시는 쓰디쓰고 놀랍고 그리고 불인(不仁)함이다"(6월7일)
지금도 꾸준히 일기를 쓰고 있다는 고은 시인은 1976년 이후의 일기도 다른 문예지에서 연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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