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3시 소리전당…공연수익금 이웃돕기에
박달나무와 같이 단단한 소리를 가진 난석 이일주 명창(전북도지정 무형문화재 심청가 기능보유자).
이일주 명창이 소리인생 60년을 기념, 제자들과 함께 소릿길을 펼쳐보인다. 14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리는 '송구영신(送舊迎新)'. 그는 공연을 앞두고 이런 저런 생각들이 많아진다고 했다.
"올해도 벌써 며칠밖에 남지 않았더군요. 선생님 생각이 많이 납니다. 지난 여름 스승인 오정숙 선생님께서 돌아가신 후 슬픈 감정을 끌어안고서도 많은 제자들을 아우르며 동초법인체를 이끌어야 했습니다."
이번 공연은 난석이일주판소리보존회가 주최·주관하는 자리. 제자들과 서는 8년만의 무대다.
올해만 세 명의 제자가 대통령상을 차지했다. 적지만, 공연 수익금을 불우이웃 돕는 데 쓰자는 제자들의 마음에 다시한번 흐뭇함을 느낀다. 이명창은 "소리 인생 60이 훨씬 넘어서야 이런 공연을 생각했다"며 "너무 늦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도 높다. 최동현 판소리학회장은 "이일주 명창은 오정숙 명창 못지않은 명성을 쌓아왔고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와 오명창이 비워놓은 자리를 가장 잘 대신할 사람으로 일찍부터 지목돼 왔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이일주 사단'의 진면목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영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이일주 명창은 명료한 발음과 곰삭은 성음을 가지고 있으며, 소리 공력 또한 깊어 어느 한 대목 소홀히 지나치는 부분이 없다"며 "명장 아래 약졸이 없다는 말처럼 최고 명창 아래서 수많은 제자들이 배출돼 동초제 전승에 가장 큰 맥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명창의 단가 한대목으로 시작되는 이날 공연에는 제자들 중에서도 대학생 이상만 무대에 오를 수 있게 했다. 송재영 '적벽가', 김연 '수궁가', 장문희 '춘향가', 김미나 '심청가', 차복순 '흥보가' 등 대통령상 수상자들이 판소리 다섯바탕 눈대목을 이어부를 예정.
그동안 아껴왔던 이수증도 전달한다. 수백명의 제자들 중 명창에게서 이수증을 받은 이는 1986년 송재영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지도위원 뿐. 이날 천명희 고양곤 김연 김미나 최삼순 유인숙 김공주 박임자 문명숙 양은주 차복순 장문희 최현주씨에게도 이수증을 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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