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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문화를 말하다] ①미술-"전체적으로 밋밋…"

2008 전북미술을 결산하는 집담회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말하고 있다. 최선범(desk@jjan.kr)

또다시 불어닥친 경제공황. 문화의 봄날은 갔는가.

 

올 한 해 전북 문화는 전체적으로 밋밋했다는 평가다. 장르별로 굴곡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크게 두드러진 특징은 없었다.

 

'한국 현대문학 100년' '한국 신극 100년'을 맞아 중앙 문단과 연극판이 활발하게 움직였던 것에 비해 전북 예술인들의 적극성을 떨어졌다. 오정숙 명창이라는 큰 별이 졌으며, 전북민속문화의해를 맞아 다양한 연구작업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역시 예산 문제로 축소된 사업들이 많았다.

 

'제17회 전국무용제'에 출전, 대통령상을 수상한 손윤숙발레단만이 예향 전북의 자존심을 지켰다면 너무 과한 표현일까?

 

왼쪽부터 구혜경 미술평론가 송재명 전주미협 회장 서정만 에이옥션 대표 조병철 전업작가 (desk@jjan.kr)

'2008 문화를 말하다'. 국악, 문학, 문화재, 무용, 미술, 서양음악, 연극, 영화·영상 등 각 분야별 문화예술인 연속 집담회를 통해 올 한 해 전북 문화를 결산한다.

 

올해 전북 미술계는 긍정적 성과보다는 안팎으로 요구되는 변화에 정작 내부적인 추진력은 약했다는 평가다.

 

특히 전북도립미술관으로 인한 미술계 내부 갈등은 잠잠해 진 듯 하지만, 보이지 않는 상처를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라북도 미술대전 40주년 기념 대상수상작가전'으로 전북미술이 가진 역사성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으며, 전주를 기반으로 한 에이옥션이 광주에 진출하는 성과를 얻었다.

 

미술평론가인 구혜경 본보 문화전문객원기자, 송재명 전주미술협회 회장, 서정만 에이옥션 대표, 전업작가 조병철씨와 함께 도내 미술계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2008년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이었지만, 참가자들은 동문거리를 예술의거리로 바꾸자는 제안과 도립미술관 서울분관 설치 등을 장기적인 과제로 제시했다.

 

▲ 전시야 말로 작가들의 개인 역량과 지역 미술의 지닌 힘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올 한 해 우리 지역에서 일어난 작가들의 활동이나 전시 경향은 어땠나.

 

-구혜경=전시를 통해서는 작가들 작업 의지가 약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신진작가들도 자신들만의 그룹을 만드려는 의욕보다는 기존 그룹에 편입되는 경향이 강했다.

 

-조병철=우리 지역에서 전시를 조급하게 진행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기간 안에 전시가 기획되고 진행되다 보니 완성도가 낮을 수 밖에 없다.

 

-송재명=전북아트페어는 작가들의 참여의지가 많이 꺾인 것 같다. 아트페어로서 미술시장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다 보니 더욱 그렇다. 우리 지역에 아직 미술시장이 형성되지 않았고 전시를 열더라도 컬렉터들이 아닌, 친인척들이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인게 사실이다.

 

-구혜경=전북아트페어를 위해 운영위원회를 따로 두고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기획력이나 홍보 등이 부족한 것 같다.

 

-서정만=서울이나 부산의 아트페어는 거래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작품이 주는 신선함이 있을 뿐만 아니라 홍보도 1년 전부터 미리 한다. 전북아트페어가 미술시장으로 자리잡고 다른 지역 아트페어와 차별성을 가지려면 고민할 부분이 많다.

 

-구혜경=최근 진행된 '전라북도 미술대전 40주년 기념 수상작가전'은 아쉬움이 많았다. 도전의 전통성이 확인되는 자리로 기대를 모았지만 실제 전시는 수상작이 아닌, 수상작가들의 현재 작업을 보여줬다. 40년 역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도전 대상작이나 수상작에 대한 파악 및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조병철=전북도전만 봤을 때에도 과거 도전이 작가 등용문이었지만, 현재는 그 권위를 잃었다. 공모전이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작가로서 데뷔할 수 있는 통로가 다양해 졌으며, 적은 상금과 불투명한 심사로 늘 문제가 되고 있다. 공모전이 난립하고 있는 현실에서 공모전 통폐합을 통해 스스로 격을 높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올해는 에이옥션이 광주에 진출했다. 옥션이나 아트페어 등을 통해 활성화됐던 미술품 거래는 작년 최고조에 올라 올해는 하락세인 것 같다.

 

-서정만=지난 11월 처음으로 광주에서 오프라인 경매를 진행했다. 경제 불황 속에서도 꽤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내년부터는 전북에서는 오프라인 경매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사무국은 옮기지 않지만, 내년 오프라인 경매는 광주 2회, 서울 인사동 1회, 대구 1회씩 계획하고 있다.

 

-조병철=지역 미술시장이 침체된 것은 경제 불황 탓도 있지만, 작가들의 소극적인 면도 일조했다고 본다.

 

-서정만=원로작가나 젊은 작가나 미술시장 변화에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미술시장에 있어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작가들이 작품을 생산하는 개념이라면 판매나 거래는 화랑이나 옥션이 전문적으로 맡아야 한다.

 

▲ 전북도립미술관 문제를 짚고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도립미술관 관장 재임용에 대해 일부 미술인들의 반발이 컸는데, 이 사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미술인들 안에서도 갈등이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

 

-조병철=단순한 갈등이기 보다는 변화에 대한 미술계의 요구라고 생각한다. 몇몇 미술인들이 나서면서 사적인 감정이나 이해관계로 비춰지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런 문제라면 적어도 미협을 통해서라든지 미술계 전반적인 목소리를 수렴해서 공론화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송재명=도립미술관 소장품 구입과 관련해서는 할 말이 많다. 가뜩이나 미술시장이 침체돼 지역 작가 작품이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 도립미술관이 제 값을 쳐주지 않는다면, 작품 가격이 하향평준화된다. 적은 예산으로 소장품을 확보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은 짐작이 되지만, 적은 숫자를 구입하더라도 작품 값만은 제대로 된 대우를 해줘야 한다.

 

-구혜경=도립미술관 운영 방안에 대한 설명회를 갖는다면 미술관 측에서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고 미술인들 입장에서는 미술관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 몇년 전 유행처럼 시작된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도내에서는 일상이 된 것 같다. 공공미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는가.

 

-조병철=완성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 단순히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용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객관적 평가가 필요하다.

 

-서정만=작가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좋아보이지만, 어떤 아이디어든 장소가 가진 정체성과 맞아야 할 것이다. 장소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구혜경=군산 해망동, 진안 백운면, 전주 동문거리 등 크고 작은 공공미술 프로젝트들이 진행됐다. 그러나 문득 횡포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공공미술이란 이름으로 주민들의 일상 공간에 강제적으로 침범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본다. 주민과의 소통이 필요하다.

 

-송재명=공공미술은 사후 관리도 중요하다. 또한 전체적으로 일관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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