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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헌 옷 가게·헌 옷 마니아들

저렴한 가격에 멋진 옷 찾기…부담없는 가격 공짜로 얻은 듯

전주시내 한 헌옷가게에서 진열된 옷들을 둘러보고 있는 소비자들. (desk@jjan.kr)

지속되는 경기 침체 속에 나날이 늘어나는 업종이 있다. 헌 옷 가게, 재활용 의류 매장, 구제 의류점 이라고 불리는 곳들이다. 몇 년 전에는 전주 시내에 몇 개 안되던 점포들이 근래 거의 모든 동마다 성황을 이루고 있다.

 

평화동에 사는 김모씨는 매달 시내 치과에 나올 일이 있을 때마다 드르는 헌 옷 가게가 있다.

 

"헌 옷 가게는 가격이 저렴해서 그냥 편히 들어와지는 것 같아요. 가격 부담 때문에 마음에 드는 옷을 살까말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쭉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하나 씩 사가요."

 

중앙 시장에서 이미 몇 년 전부터 헌옷 가게를 하고 있는 박모씨는 "환경이나 자원 활용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예전보다 헌 옷을 입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격 부담이 없으니 중고등 학생들부터 70,80대 노인분들까지 고객 연령층이 다양해요. 어떤 학생은 여기에서 옷을 사서는 친구들이 너무 예쁘다고 다시 팔라고 성화를 해서 되팔았던 일도 있었다고 하더군요."

 

헌 옷 가게들도 일반 매장들처럼 물건을 해 온 다음날 매출이 가장 높다. 아중리에 있는 '보물찾기'는 아파트 골목에 자리 잡고 있어 고객 대부분이 지역 주민들이고 단골이다. 이곳은 물건 온 다음날이면 40~50명이 넘는 손님들이 다녀간다고.

 

미국에 거주했다는 이모씨는"미국에서 주차장 세일(Garage Sale) 시즌에 중고용품들을 많이 이용했다"며 "잠시 있을 곳인데 비싼 새 물건들을 사는 것보다 중고용품을 사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생활 중고용품들이 자연스럽게 직거래되는 문화가 보기 좋았다며 우리나라도 그런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허모씨도 "여긴 헌 옷 마니아들만 있어요. 새 집보다 헌집이 건강에 좋듯이 새 옷보다 헌 옷이 건강에 좋아요."라며 헌 옷 예찬을 한다.

 

계산하는 손님의 봉투를 열어보니 옷 열한 벌. 모두 3만8000원이다. 헌 옷이지만 새 것과도 같은 예쁜 옷들을 공짜로 가져가는 기분이 든다는 주부 정모씨는 알뜰한 주부만이 가지는 풍성함과 패션을 아는 사람만이 가지는 행복감을 모두 가져갈 수 있다고 자랑한다.

 

"헌 옷 가게 이용하다보면 새 옷 못 사요. 이렇게 예쁜 옷들을 이 가격에 어디 구할 수 있나요"

 

헌 옷의 가격은 거의 모든 매장에서 여름엔 2000~5000원, 겨울엔 3000원~1만원 선이다.

 

/허정화(여성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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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화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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