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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노산 최난주 '시·서·화·성독의 만남전'

5일부터 11일까지 전북교육문화회관

예로부터 문장과 글씨, 그림에 고루 능한 사람을 가리켜 '3절(節)'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세가지를 두루 잘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1987년 도내에서 최연소로 국전 초대작가가 되고, 1987년 「시와 의식」 계간지를 통해 문단에 나온 노산 최난주씨(60)는 이 세가지를 겸비한 우리 시대 몇 안되는 예술가다.

 

"명함부터 새로 팠습니다."

 

전북교육문화회관 관장을 끝으로 올 초 공로연수에 들어간 그는 13년만에 두번째 개인전을 열며 '국전초대작가'라고 쓰여진 명함부터 건넸다. 5일부터 11일까지 전북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시·서·화·성독의 만남전'을 앞두고 그는 많은 생각들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30대, 국전 특선, 서체, 출신지역, 지역 대가의 동의 등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야만 하는 원곡서예상을 83년에 수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서예가로서의 외출을 되도록 자제해 왔다. 40년 간 공직생활을 하며 행여 누가 될까 우려스러웠기 때문. 실제로 1989년 서예 관련 단체의 회장 제의를 받았지만, 직장관계로 사양을 했다가 터무니없는 모함을 받기도 했었다.

 

그는 이번 전시를 정년이 없는 서예가와 수필가의 길을 걷는 새로운 출발로 삼겠다고 했다.

 

"꼭 한 쪽이 비어있는 것처럼 저 스스로가 만족한 작품은 없습니다. 다만, 스스로 다시한번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다짐의 의미로 전시를 열게 됐습니다."

 

동네 훈장이었던 아버지로부터 어린 시절부터 한문을 배워왔지만, 그는 한글에 대한 애정이 깊다.

 

1977년 강암 송성용 선생의 제자들로 구성된 연묵회에 들어가 한문으로 된 도연명의 '잡시'와 한글로 된 윤선도의 '오우가'를 썼는데, 관람객들은 이해도가 떨어지는 한문보다는 한글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때부터 한글에 치중하게 됐고, 한글 궁체로는 호남권에서 최초의 국전 초대작가가 됐다.

 

이번 전시 역시 한글로만 채웠다.

 

"우리 한글 서예가 얼마나 아름다우며 서체 또한 다양화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한글은 쓰는 데 드는 공력에 비해 단조롭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한문의 획을 한글에 적용해 한글 글씨에 장중하고 깊은 맛을 더한다면 한글 서예가 가진 고유한 매력을 깨달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곱게, 때로는 힘차게 표현되는 글씨들은 한 사람 붓 끝에서 나온 것. 그는 먹을 갈며 흐트러진 마음을 다스리고 난 후에야 비로소 글씨를 쓰기 시작한다. 글씨는 정신에서 나오기 때문. 전시기간 매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는 박완식 전주대 교수가 성독하는 사서를 들어보는 시간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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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휘정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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