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도적인 소재와 배경으로 골든글로브 4개 부문을 석권한 대니 보일 감독의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두고 볼리우드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인도의 무명 배우들이 뭄바이 빈민가를 배경으로 촬영한 이 영화의 골든글로브 4개 부문 수상이 볼리우드의 자랑거리가 됐다는 평가와 함께 인도 사회의 어두운 이면에 너무 초점이 맞춰졌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인도 국민배우로 추앙받는 아미타브 바치찬은 14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른 글에서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인도를 빈곤 측면에서 조명했다고 비평했다.
바치찬은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인도를 제3세계의 지저분하고 취약한 개발도상국으로 묘사, 민족주의자들과 애국지사들에게 고통과 혐오감을 불러 일으켰다"며 "그렇다면 영화는 음울한 취약지역이 대부분의 선진국에도 있음을 알려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도인이 쓴 내용을 서양인이 영화적인 표현으로 재구성했을 뿐인데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빈민가의 이야기가 서양인들에게는 생소하고 재미있는 소재가 될 수 있지만 이런 환경에 익숙한 인도인에게는 전혀 매력이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영화 제작자인 마두르 반다르카르는 "인도인들은 스크린에서까지 빈곤한 삶을 보기를 원치는 않는다. 이미 그들은 일상에서 충분히 빈곤의 그림자를 느꼈다."라며 "다만 인도의 젊은 영화팬들은 이 영화가 왜 서구인들을 매료시켰는지를 확인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도 영화산업인 볼리우드 재직자들은 인도의 무명 배우들과 영화음악 작곡가 등이 일궈낸 성과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영화음악 작곡가인 아누 말리크는 슬럼독 밀리어네어 음악으로 골든골로브 음악상을 받은 A.R. 라만에 대해 "라만의 이번 수상은 인도 음악 감독들이 세계적인 작곡가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또 주요 언론들도 뭄바이 테러 등으로 암울한 연말을 보냈던 볼리우드가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수상으로 활기를 되찾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제6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작품상, 감독상(대니 보일), 음악상(A.R. 라만), 각본상(사이몬 뷰포이)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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