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관람하다 보면 부수적인 즐거움들이 있다. 영화 삽입곡이 좋다거나, 배우가 입은 옷이 마음에 든다거나, 감독의 촬영기법, 촬영 소품으로 사용된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나 멋진 물건 등. 특히, 기대하지 않게 알고 있는 장소나 배경이 등장하면 왠지 반가운 마음이 든다. 무심코 지났던 길이 화면에 멋있게 등장하면 그 곳이 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다시 한번 가봐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다.
전라북도는 개발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장소와 훌륭한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많은 영화의 로케이션이 전북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 알게 모르게 내 로라 하는 영화들이 이미 전북을 거쳐 갔다.
짧은 연휴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혹은 어디를 가야할지 고민 된다면 걱정할 것 없다. 몇 분에서 몇 시간만 투자하면 영화 속 배경이 된 그 곳에 갈 수 있으니까. 짧은 시간만 투자하면 영화의 감동이 고스란히 전해질 것이다. 아, 사진기 챙기는 것 잊지 말자.
◆ 전주 전동성당(전북 전주시 전동1가 200-1, 경기전 맞은편)
전동성당은 타지인 에게도 꽤 유명한 곳이다. 호남 지방의 서양식 근대건축물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것 중 하나로 로마네스크와 비잔틴 풍의 종탑이 예술이다. 역사가 고스란히 묻어있을 뿐 아니라 멋진 외관으로 영화 촬영 장소로 인기있는 곳.
전동성당이 유명해 진 것은 전도연, 박신양 주연의 영화 약속(1998/ 18세 관람가) 덕분이다. 조직의 보스와 의사 사이의 닿지 못하는 애틋한 사랑을 그린 영화로 영화 마지막에 등장하는 결혼식 장면의 배경이 바로 전동성당이다. 그 분위기가 너무나 잘 어울려 그 당시 연인들 중에는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커플이 없을 정도.
다니엘 헤니 주연의 마이파더(2007/ 15세 관람가)에도 전동성당이 등장한다. 마이파더는 어려서 미국으로 입양됐지만 가족을 찾기 위해 군인 신분으로 한국에 온 아들과 감옥에 갇혀있는 친 아버지 간의 관계를 그렸다. 아들 역의 다니엘 헤니가 아버지의 선처를 부탁하며 사람들을 설득하는 곳이 전동성당. 잔잔한 감동과 부정을 느낄 수 있는 영화로 가족과 함께 보기도 좋다.
◆ 전주영화종합촬영소(전주시 완산구 상림동 538)& 부안영상테마마크(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
한국 영화의 절반이 전북에서 만들어 질 수 있었던 것은 도내 영화 촬영소 덕분이기도 하다. 지난 해 처음 문을 연 전주영화종합촬영소(이하 전주촬영소)는 영화 뿐 아니라 드라마와 광고 촬영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쌍화점(2008/ 18세 관람가)은 전주촬영소에서 촬영한 첫 영화. 100일이 넘게 체류하며 영화 대부분을 이곳에서 만들어 냈다. 쌍화점은 고려 공민왕의 이야기를 차용해 주진모, 조인성, 송지효가 출현, 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남성간의 사랑을 그려 충격을 줬다. 수위 높은 배드신은 이안 감독의 색,계와 비교되기도 하며 아직까지 극장에서 상영하는 중. 이미 촬영이 끝난 상태라 촬영 세트는 없어졌지만 촬영이 없는 날 방문하면 다른 세트장들을 구경할 수 있다.
부안영상테마파크(이하 영상파크)는 민속촌 개념과 촬영세트장 개념을 접목한 테마공원이다. 경복궁과 창덕궁 등이 재현 돼 있고 과거 양반가와 한방촌, 저자거리, 방목장 등이 만들어져 있다. 음란서생(2006/ 18세 관람가), 미인도(2008/ 18세 관람가)를 비롯해 지난 해 신기전 또한 이곳에서 촬영 됐다. 영화 왕의 남자(2005/ 15세 관람가)의 마지막 줄타기 장면도 이곳이 배경. 과거로 다시 돌아 간 듯한 민속촌을 먼저 구경하고 승마나 궁중의상체험 등을 직접 해 볼 수 있어 가족들과 함께 가보기 좋은 곳. 성인은 3,000원, 어린이는 2,000원 등 요금을 받고 있다.
◆ 광한루원(전북 남원시 천거동 77-1)
영화 신기전과 황진이가 이곳에서 촬영됐다. 특히 영화 황진이(2007/ 15세 관람가)에서 황진이 역의 송혜교가 치마에 쓴 시를 보여주는 장면과 벽계수 친구들 앞에서 물 먹이는 장면의 배경이 이 곳이다. 춘향이의 고향으로 그동안 춘향전과 관련된 많은 영화의 촬영지이기도 했지만 사극을 다룬 작품에 경우 광한루원의 한적한 자연을 이용하는 것.
광한루원의 광한루는 보물 제 281호로 한국 누정의 대표가 되는 문화재로 역사적 의의를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해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도 다녀오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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