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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위기엔 큰 그림을 그려보자 - 김경모

김경모(기획취재부장)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골프계의 최정상인 타이거 우즈가 1997년 마스터스대회에서 우승을 하자, 이 선수를 후원해온 나이키도 덩달아 골프 의류 시장 점유율 1위로 뛰어올랐다.

 

이같은 이미지 효과는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에서도 찾을 수 있다. 미국 프로농구의 마이클 제프리 조던, 아이스하키의 웨인 더글러스 그레츠키 등도 스포츠 스타의 성적이 그 선수를 후원하는 회사의 이미지는 물론 판매량까지 상관관계를 보인 사례는 숱하다.

 

인간의 속성은 이성적인 측면만으론 설명하기 곤란한 구석이 너무나도 많다. 스포츠 마케팅이란 분야도 비이성적인 측면이 많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스포츠 대회를 살펴보면 선수들은 장내에서 뜨거운 메달 경쟁을 벌이고, 관중들은 열띤 응원에 몰입하지만 장외에선 선수들의 대결보다 더한 생사를 가르는 치열한 대회전이 펼쳐진다. 이같은 기업들의 장외대결을 점잖게 스포츠 마케팅이라 부른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세계적인 스포츠 경연장을 적절하게 활용해 왔다. 후지필름과 캐논 등 일본의 기업들은 1968년 도쿄 올림픽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다.

 

올림픽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벌어진 1984년 로스엔젤레스 올림픽은 브라더 사무기기와 세이코 시계 등이 세계시장에 이름을 알리며 일약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음했다.

 

스포츠마케팅 개념이 우리나라에서 관심을 모은 시기는 1990년대로 기억된다. 프로골퍼 박세리 선수가 메이저대회에서 2연승을 거두며 세계적인 선수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후원사인 삼성은 미국에서 인지도가 6% 정도 올라가는 효과를 얻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삼성 아스트라는 국내 매출이 무려 50%나 폭증했고, 브랜드 가치는 2억5000만 달러나 높아졌다는 분석까지 나왔었다.

 

현대차도 2002년 한·일월드컵에 공식 스폰서로 참여, 인지도가 10% 정도 상승했고 6조2000억원의 광고 효과를 거뒀다는 게 당시 분석 자료이다.

 

글로벌 기업, 또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기업들은 한결 같이 스포츠 마케팅이란 무기를 활용하는 경우가 무척 많다.

 

이같은 흐름을 전북 체육계에 적용해 보면 그림은 딴판이다. 전북체육회 정가맹 경기단체는 48곳. 이들 경기단체의 4년 임기가 동시에 만료되는 지난해 말 전후에 몇몇 경기단체에선 웃지 못할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살림살이가 곤궁한 각 경기단체들은 유력 기업인들을 물색하며 회장직을 권유했고, 경기 침체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해당 기업인들은 고사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장면이 속출했다.

 

일부 경기단체는 새로운 임기가 시작되는 올해초까지 신임 회장을 선임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직면했다. 도내에서 회장을 구하지 못한 경기단체는 타 시·도까지 넘나들며 회장 영입 작전을 벌였다.

 

글로벌 스포츠 스타를 키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숱하게 꼽을 수 있다. 전북엔 큰 선수를 키울 큰 기업이 없다는 푸념도 나온다.

 

물론 기업 입장에선 매일 매일 들어가는 경상비 걱정이 앞설 것이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큰 그림을 그려보자. 위기의 시기는 평소엔 두려워 가지 못하는 길을 손쉽게 택할 수 있는 기회의 시기일 수 있다.

 

/김경모(기획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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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모 kimk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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