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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학생들 배움 열정, 결실 맺다

전북도립여성중고 졸업식 열려

'아줌마 여고생'들의 만학의 열정이 결실을 거뒀다.

 

5일 오전 10시30분 전북도립여성중고등학교(교장 홍성임) 강당에서 열린'전북도립여성중고등학교 제9회 졸업식'에서 68명의 졸업생들이 영광스런 학사모를 쓰게 됐다.

 

배우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까마귀 기억력'을 탓한 시간이 3년. 공부와 집안일을 병행하느라 몸이 두 개여도 모자랄 판이었지만, 뒤늦게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이들을 누가 말릴 쏘냐.

 

'국화 엄마'로 통하는 이정자씨(61·사진)는 중학교 ·고등학교의 '빛나는'졸업장을 이곳에서 땄다.

 

특별 활동 원예반장으로 학생들과 함께 국화, 백일홍 등 70∼80여개 화분을 자식처럼 키운 장본인. 지난해 '전북도립여성중고 개교 10주년 기념식 및 학습발표회'에서 선보인 꽃들은 이들의 작품이었다.

 

"수업 진도 따라가기가 버거웠습니다. 막둥이가 과외 선생을 해줬어요. 아들한테 혼나면서 공부한 게 소문날 정도로 열심히 했죠. 올해 기전여대 사회복지과에 진학합니다. 이젠 사회에 봉사하고 싶어요."

 

타고난 '끼'를 뒤늦게 발견한 졸업생들도 있다. 지난해 소극장 판에서 북 춤으로 무대에 올랐던 곽윤심씨(61·사진)다. 예능엔 소질이 없어 선택한 무용 특별활동이었다.

 

"사남매를 뒷바라지 하면서 공부하고 싶은 생각 많았지만, 여유가 없었어요. 그래서 중학교·고등학교 졸업장 따기까지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특별활동도 벅찼지만, 새로운 저를 발견하는 계기가 됐죠."

 

곽씨는 한국방송통신대 중어중문과에 원서를 내고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 수업시간 한자 공부를 재밌어하던 자신을 위해 선택한 진로라고 덧붙였다.

 

"부모님께 정말 감사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느즈막히 들어와 배움의 소중함을 더 잘 느끼게 됐거든요."

 

장숙이씨(50·사진)는 7년 전 남편 직장을 따라 전주로 왔다. 뒤늦게 배움의 길에 눈을 돌려 중학교 졸업장을 받게 된 그는 소리를 잘 해 학교에서는 '소리 특기생'으로 통한다.

 

"특별활동 시간을 활용해 소리 공부를 했어요. 공부가 안 되면 소리를 하고, 소리가 안되면 공부를 했죠. 공부는 벅찼지만, 도립이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

 

김완주 도지사 부인인 김정자씨, 김희수 도의회 의장, 최규호 도교육감, 한명규 전 정무부지사, 이영조 도의원, 여성단체 대표 등 3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졸업식엔 큼지막한 웃음꽃이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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