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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주서 개인전 갖는 서예가 서홍식씨

"서익 선생 작품 표현하기 위해 사계절 詩 머릿속에 항상 새겨"

서예가 서홍식씨가 서익선생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desk@jjan.kr)

"서예는 예술도, 창작품도 아닙니다. 작품에 영감을 불어넣는 것이 아니라, 영감이 심연에 머무를 때 자신의 모습을 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경지에 오른 대가들의 작품을 흉내내는 것은 그래서 의미 없는 작업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견실하게 붓끝을 다듬어 왔던 서예가 서홍식씨(50·사진)가 전북예술회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4년만에 여는 이번 전시는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 개관 기념 초대전 작품들을 보충해 전주로 무대를 옮긴 전시. 중국이나 원로 화가들의 작품을 흉내내지 않고, 고법에 근거한 50여점의 작품을 추렸다. 행초서의 경우 중국 왕탁의 서체를, 예서체의 경우 조지경의 서체를 충실히 따라 진한 묵향이 배어난다.

 

"추사체를 들여다 보면 꼬장꼬장하면서도 불같은 김정희 선생의 성격, 세상을 향한 혹독한 촉기가 서려 있습니다. 60세가 넘어 제주도 유배 생활 끝에 그 서체가 만들어진 것이죠. 일생을 걸어서 최후에 평가받는 작품이 서예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그가 애착을 갖는 작품은 '서익 선생의 사시조'. 자신의 제14대 선조였던 서익 선생 서체를 담기 위해 봄·여름·가을·겨울의 시를 머릿속에서 되뇌이고 다녔다고. 때마침 중국 '한·중 작가 초대전'에 갔다가 한 골동품시장에서 당(唐)대 시인 왕발의 등왕각 서문에 쓰여졌던 각(도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강물과 하늘의 색이 맞닿은 정취를 담은 각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던 것.

 

"이번 전시에서 향후 10년간 고법에 충실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때 쯤이면 저라는 사람이 서체에 고스란히 담기겠단 판단이 들었거든요. 전시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느냐, 얼마나 많이 팔리느냐는 중요치 않습니다. 다음 전시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자기 자신과의 치열한 대면을 통해 보다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일에 매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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