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신드롬'에 대리만족 즐거움…물질만능주의·재벌 환상 악영향 우려
"저렇게 유치 찬란한 드라마를 누가 보나. 갈 때까지 갔다."
"순정 만화 주인공처럼 생겨서 보고 있으면 기분 좋다. 경제가 어려우니까, 재벌 통해 대리만족 느끼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여성객원기자들은 드라마 '꽃보다 남자' 열풍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교육적 효과에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다섯 살 먹은 꼬마도 잘 생기고, 예쁜 외모를 선호하는 시대다. 이들은 30∼40대 아줌마들이 10대 소녀와 마찬가지로 구준표에 열광하는 것은 일본에서'욘사마' 열풍이 일었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생활 수준이 올라가자 여유있는 중년 아줌마들이 남편과 자식이 아닌 제3자에게 에너지를 쏟게 된다는 것. 중년 아저씨가 그룹 '소녀시대'에 빠지는 것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여성객원기자는 "살림살이가 팍팍하다 보니, 자신을 위해 뭔가 배우는 것은 시간·비용 등 기회비용이 큰 데다 재벌 2세 파트너가 되는 신데렐라 신드롬에 빠져 대리만족하는 즐거움도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드라마 이면에 숨겨진 물질 만능주의, 재벌 환상에 아이들이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재벌 자제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궁궐 같은 집에서 수시로 열리는 파티, 제 집 드나들듯 다니는 해외여행, 언제든지 살 수 있는 명품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여성객원기자는 "아이가 '꽃보다 남자' 상영 시간만 돌아오면 동생과 함께 유치원 파티복을 꺼내 입고, 왕관을 쓰고 요술봉 들고 나서는 진풍경을 연출한다"며 "지금은 어리지만, 아이들의 소비 수준이 턱없이 높아지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가 김치를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다고 털어놓는 장면을 예로 들며, 아이들이 김치를 더 먹지 않게 됐다고 하소연하는 부모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랑을 백마탄 왕자의 돈과 권력으로 보상받으려 한다는 점도 문제라고 짚었다. 돈과 권력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세상이라는 극단적인 현실인식을 보여주면서도, 보상 방식은 순정만화적이라는 게 이들의 평가다.
여성객원기자들은 '꽃남'자체 보다 세련된 것처럼 포장하는 방식을 비판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현실이 고달플수록 신데렐라 얘기가 유난히 잘 팔리듯 퇴행적인 사고에 길들여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드라마는 텔레비전을 끄면 환상과 현실의 단절이 비교적 분명한 편이기 때문에 사회적 해악이 덜할 수는 있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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