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희(수공 전북본부 지역협력팀장)
최근 전국적으로 겨울가뭄과 봄가뭄이 지속되면서 곳곳에서 제한급수 또는 차량이나 병물을 이용하여 식수를 제공하는 등 식수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강원도 일부 지역은 강바닥과 저수지가 완전히 바닥을 드러내 가뭄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으며, 주민들은 먹는 물 등 생활용수가 없어 눈과 얼음으로 해결하는 등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태백시 시장은 전국에 물지원을 호소하기도 하였다.
이에 비해 전라북도는 용담댐, 부안댐, 섬진강댐, 동화댐 등이 있어 이번 가뭄에 대체적으로 어려움 없이 지나온 것 같다. 그러나, 선유도, 위도 등 일부 섬지역과 마을 상수도를 이용하는 일부 지역에서는 식수를 지원 받거나, 제한 급수를 하고 있어 많은 주민들이 불편 겪고 있다.
용담댐등 4개댐에서 전북 생활용수의 약 76%를 차지하고 있으나 이번 가뭄으로 저수율이 용담댐 23%, 섬진강댐(옥정호) 17% 아래로 떨어져 불안하게 하였으며 우리 지역도 가뭄의 안전지대는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게 하였다.
이러한 최악의 가뭄에는 어떻게 대비하여야 할까? 물을 담아놓을 수 있는 댐을 당장 건설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최근 수도관의 누수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데, 이번에 물부족을 겪고 있는 지자체중 누수율이 40%이상인 곳도 많아 새로운 시설의 건설보다 노후된 수도관 교체 또는 관망개선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즉, 새는 물만 잡아도 효과적인 해결방안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수도관로의 총길이는 14만 4000㎞이다. 이 수도관에서 새는 물의 양이 연간 7억3000만톤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총저수용량 8억1000만톤의 용담댐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며, 약 4400억원에 해당되는 실로 엄청난 규모의 물이 사용되지 못하고 땅속으로 사라진다는 것이다.
전북도의 수도관로의 길이는 총 1만1000㎞이고, 여기에서 연간 총 5400만톤, 약 430억원의 물이 새어 땅으로 사라진다.
환경부의 통계에 의하면 전북도내 전체 14개 시·군의 상수도 관련 총부채가 2007년도 한해만 828억에 이른다고 한다. 지자체가 시설 개보수 등 부분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노후관 대비 상수도 부채가 높아 제대로된 투자와 사후관리가 뒤따르지 못하기 때문에 누수율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위와 같은 문제들은 규모가 영세한 지자체 상수도 일수록 더욱 심각한데, 구조적으로 요금의 현실화율이 낮아 만성적으로 적자가 증가하고 투자재원조달과 시설물의 전문적 관리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의 심각함을 알고 최근 행정안전부등에서는 관련지자체에 인센티브까지 주면서 지방상수도의 시설 노후화와 관로누수에 따른 고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하여 전문공공기관 등에 위탁하여 운영하게 할 수 있는 제도적 기준을 마련하는 등 지자체의 부채를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서 물전문공공기관인 수자원공사는 2003년도부터 논산시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5개 지자체의 지방상수도 시설을 수탁?운영하면서 운영효율화를 통해 누수를 줄이고, 수질관리 및 고객서비스 측면에서 그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수자원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논산, 정읍, 사천, 예천의 경우 노후관 교체와 누수량 감소로 1~2년 만에 유수율이 약10% 올랐으며, 시설현대화와 운영비용 절감 등으로 지자체와 주민들의 부담을 경감시키고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그 효과가 검증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이미 물에 대한 한차원 높은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깨끗한 물을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에 초점을 맞추어져야 할 것이다. 만성적 적자등으로 인한 지방상수도 관리의 어려움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아야 된다. 타 시ㆍ도에 비해 시설노후도가 심각하고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전북지역에서는 어떻게 하면 수돗물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상수도 경영개선과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겠는가를 지자체와 소비자, 물전문기관이 함께 고민한다면 지역과 주민들을 더욱 만족시킬 수 있는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임동희(수공 전북본부 지역협력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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