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8일 첫 창단연주회 여는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은희천 교수
"내가 이 고생을 왜 자처했나 싶을 때가 많습니다. 단원들에게 월급을 준다고 했더니 '설마'의 시선으로 바라보더군요. '이러다 말겠지'하는가 봅니다. 스폰서 거절 당하고 돌아설 때의 절망감은 말도 못하죠.'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이루고야 말 겁니다."
'미쳐야 미친다'고 누가 말했던가. 클래식보다 국악이 대세인 전북에서 민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라니. 그를 말리는 지인들도 많았을 터. 꼬박꼬박 월급을 주는 오케스트라를 만들겠다는 그에게 회의적인 이야기를 건넬 때마다 오뚝이가 되겠다는 심정으로 지난해부터 준비해왔다.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창단한 은희천 전주대 교수(59)다. '클라모'는 클래식 뮤직의 줄임말. 더 성장하길 바란다는 뜻을 담아 한국말로 쉽게 풀었다.
"오케스트라라면 고정급을 주어야 음악의 완성도가 유지됩니다. 내가 가르친 제자들이 갈 곳이 없는데, 나만 배부르면 되겠습니까." 청년실업이 예술계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욕심이 컸다.
까다로운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단원은 현재 20명. 목표로 했던 30명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지만, 아무나 뽑아 머릿수 채우는 일은 경계한다.
300만원을 후원하는 운영위원 100명, 발로 뛰어 기업에 가서 4000만원씩 따오면 운영될 수 있으리라는 그의 기대로 49명의 후원회원이 모집됐다. 100명을 목표로 '절반의 성공'을 이뤄낸 셈.
연주회 한 번 열 때마다 1000만원씩 '깨지는' 현실을 감안할 때, 넘어야 할 산은 아직도 많다.
금난새의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도전하지 않았던 일을 감내하기에 그의 머리와 눈썹은 더 하애졌다. 클래식 음악 전도사를 자처한 그가 바라는 것은 이젠 서양음악도 국악과 함께 성장하는 일이다.
첫 창단 연주회는 4월 18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금난새와 함께 하는 공연으로 막을 올린다. '베토벤의 밤(5월2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신인음악회(5월30일 오후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정기연주회(6월20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로 상반기 공연을 이어갈 예정.
전주·군산·익산으로 방점을 찍는 연주회도 기획하고 있다며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오면 무료라는 귀뜸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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