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재 소장명품전-보묵 Ⅱ'전에서 작품 내놓은 김명성씨
"가난을 이겼으나 인생을 이기진 못했다는 고백을 얼마전 한 적이 있습니다. 어릴적 꿈이 시인이었는데, 시인이 못된 자책감으로 문화를 짝사랑해 온 것 같습니다."
4월 26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아라재 소장명품전-보묵(寶墨) Ⅱ'에 맞춰 27일 개막식을 찾은 아라재 김명성 회장. 커피 브랜드인 테라로사를 이끌면서도 고미술품 수집가로서 안목을 갖추고 있는 김회장은 "예향의 고장 전북에서 전시를 열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80년대 선배 동료들과 광화문 뒷골목을 누비며 인사동의 창작예술인들과 어울린 지 30년입니다. 자연스럽게 우리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고, 수집도 하게 됐습니다. 천상병 신경림 구중서 선생 등, 이 분들이야말로 저를 이 자리까지 이끌어준 정신적 지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예술의전당 명가명품시리즈 '아라재 콜렉션-조선서화 보묵' 후속전시격으로, 이번에 조선시대 도자기 67점을 새롭게 내놓은 김회장은 "많은 옛 것들은 잘생긴 놈보다 못생긴 놈에게 더욱 정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회장은 "지난해 숭례문이 소실되는 걸 보며 우리의 의식이 불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됐었다"며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그는 "문화는 정신의 탄생으로 주체적인 자각이 필요하며, 예술은 시대를 포함하며 미래를 예언하는 것으로서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아라재(亞羅齋)'는 서울 안국동에 있는 김회장의 장서각 당호. 그가 수집한 고서화는 '아라재 컬렉션'으로 불린다. 김회장은 현재 인사동에 문예부흥을 위한 복합문화센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개막식에는 김회장과 오래 전부터 인연을 맺어온 서울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임재경 전 한겨레신문사 사장, 공창호 전 한국고미술협회장, 화가 이청운 강찬모 전인경씨, 조각가 박상희씨, 사진가 조문호씨, 문학평론가 구중서씨, 시인 황명걸 민영 송상욱씨, 소설가 구중관 박인식씨, 연극배우 이명희씨 등이 도립미술관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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